매일신문

지역 선거운동 양극화

대구.경북 지역에 출마하는 각 당 후보들의 선거 운동 행태가 '열성파'와 '여유파'로 나눠지는 등 당락을 놓고 "후보자 개인의 능력에 달렸다"고 보는 측과 "결국 지역정서나 당 간판이 좌우할 것"이라고 여기는 후보간의 움직임이 전혀 딴판이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3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들이 부지런히 지역구를 돌고 있는데 비해 '지역정서'를 확신하는 한나라당 후보나 당선권에서 멀어졌다고 여기는 일부 후보들은 아직 이름만 내건 채 '사무실 선거운동'에 머물고 있다. 출정식이나 다름 없는 지구당 정기.개편 대회조차 열지 않는 한나라당 지구당이 잇따르고 이들중 일부는 "공천 결정으로 이미 선거는 끝났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대구의 중진급 한나라당 의원은 현직 의원에게만 주어지는 '의정보고회' 조차 열지 않았다. 대신 타지역 행사에서나 얼굴을 간간이 볼 수 있을 정도다. 당 고위직인 ㅂ의원은 계속 서울에 머물다 이번주에야 지역구에 내려 왔다. 아직 국회 문턱조차 밟지 않는 후보자도 '한나라당 불패'를 내세우며 얼굴 알리기에 그리 애쓰지 않는다. 지역에서 처음 출마하는 한나라당 후보 ㄱ씨는 "지금 움직이지 않는다고 별 영향이 있겠느냐"며 사무실에서 '연설 공부'에만 몰두하고 있다.

지구당 정기, 개편대회 조차 열지 않는 곳도 상당수다. 대구의 경우 6개(전체 11개), 경북은 9개(16) 지구당은 행사 계획이 없다. "어차피 이기는 싸움인데 괜히 돈 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 한나라당 관계자는 "일부 후보는 공약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당 안팎에서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비해 타당 후보들의 '선거 운동'은 눈물겹다. 자민련 소속 모 현역 의원이나 무소속 후보등은 "오전 6시부터 산책로를 돌고 밤늦게까지 상가를 돌아 다니느라 신발 몇 켤레가 닳았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지역구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이들이 선거를 앞두고도 사무실에 있는 것는 유권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과열 선거도 문제지만 선거 기간중에 후보자를 볼 수 없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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