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향기 감도는 내고향-"혼자지만 열심히 할래요"

"혼자 다니지만 외롭지 않아요"

올해 영덕중학교 달산분교장의 유일한 입학생인 강분옥(13·여·영덕군 달산면 옥산리)양은 동료여학생들의 재잘거림과 웃음꽃이 넘쳐야할 덩그런 교실에서 혼자 수업을 받고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적으면 학년이 다른학생을 한교실에 모아 복식수업을 하지만 과목구분이 뚜렷하고 난이도 차이가 확연한 중학교에서는 그렇게 할수없기 때문에 강양은 사실상 가정교사 수업을 받는셈.

6학년때인 지난해 9월 모교인 달산초등학교가 폐교되면서 14km떨어진 영덕초등학교로 옮겨갔던 37명의 친구들은 모두 영덕중학교와 영덕여중으로 진학했다. 그러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강양만은 통학비 등이 부담스러워 종전 달산중학교인 이곳에 1학년으로 입학했다.

강양은 1학년1반교실에서 국어,영어,수학등 13개과목을 선생님으로부터 1대1 수업을 받고있으며 쉬는시간에는 2,3학년 언니들과 어울린다.

그러나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 놀아야할 체육시간이나 함께 노래부를 사람이 없는 음악시간의 즐거움은 기대할수 없는 형편.

학교측도 이부분이 고민이다·달산초등학교의 폐교로 입학생이 없을것으로 여겼던 학교측은 강양의 입학이 반가우면서도 학생한명을 가르쳐야하는 바뀐 교육환경을 어떻게 정리할지를 놓고 걱정을 하고있다.

강양의 담임인 우종화교사(50)는 "협동 및 토론학습을 할수없는데다 급우가 없어 인성교육, 단체생활 등을 어떤식으로 지도해나가야 할지 여러가지로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강양의 입학소식을 들은 달산중학교 총동창회(회장 영덕경찰서 박종운경사)는 "2년후면 폐교위기에 처할 모교의 대를 이어주었다"며 강양에게 장학금10만원과 책값 등 20만원을 전달하고 학업에 정진토록 당부했다.

아버님은 교통사고로 거동이 불편해 수산물 가공공장에 다니는 엄마가 받아오는 월급으로 생활하는 어려운 환경인 강양은 "친구들이 없지만 힘들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영덕·鄭相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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