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냐 정서냐'
제 1야당인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를 현 정권 실정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규정하면서 반 DJ정서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악화되고 있는 지역 경제난에 편승, 개발론으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측의 논리는 지역 정서란 정치인들이 자신의 야심을 위해 민심을 왜곡하고 있는 데 불과하며 때문에 경제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울진·봉화에 출마한 김중권 전 청와대비서실장은"지역 정서에 집착해온 탓에 TK는 경제적으로 낙후되는 등 그동안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경제 발전에 있다"고 역설했다. 결국 지역감정보다는 지역개발 즉 경제에 주력함으로써 강한 TK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정권창출 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30년 정치와 정쟁의 중심축이었으나 남은 것은 낙후 뿐이라는 논리이기도 하다.
이같은 지역개발론은 상대적으로 더욱 낙후된 경북 북부권에서 이른바 '벨트화 전략'으로 구체화 돼 지역민들로부터도 일정부분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김 전실장의 경우 당초의 열세 전망을 뒤엎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김광원 후보보다 지지도에서 10% 정도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분위기에 고무된듯 중앙당은 지역에서 3-4석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내놓을 정도다.
그러나 지역내 민주당 후보들중 다수는 아직 반 DJ정서의 벽을 뚫고 나가기에 힘이 부치다. 안동의 권정달 의원은 개발론으로 한나라당 바람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아직 울진과 같은 상황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특히 칠곡의 장영철 의원은 최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김대중 대통령이 온갖 노력을 기울여 지역 개발에 노력해오고 있음에도 주민들은 이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지역개발론에 대해"거짓말, 사기극"에 불과하며 DJ정권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선 제 1야당인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경제발전을 위해선 여당보다는 오히려 야당쪽이 유리하며 집권당의 경우 거듭된 실정으로 국민들에게 불신감만 증폭시키고 있는 만큼 개발약속은 단순히 선거용 사탕발림에 그칠 것이란 주장이다.
백승홍 의원은"지역이 발전하지 못한 것은 여당으로 30년을 지내온 때문"이라며 "강력한 야당만이 지역개발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실례로 광양제철소나 현대, 기아 계열사 등이 호남지역에 집중적으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에 강력한 야당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박종근·이해봉 의원 등도"과거에 막연히 싫어해 왔던 DJ에 대한 지역내 감정이 현 정권의 실정때문에 오히려 심화될 것"이라며"여러가지 개발약속을 내놓지만 대부분이 구체적인 재원마련 대책 등은 없는 허구"라고 비난했다.
'개발이냐 정서냐'라는 여야의 선거전략이 유권자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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