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8일 대만총통선거 혼탁 극치

내일(18일)의 대회전을 앞두고 대만 총통선거전에 '북풍' '금품살포' '지역감정' 등 혼탁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또 중국의 전쟁 위협이 미국과의 갈등은 물론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까지 유발하고 있다. 이같은 '막가파식 선거전'은 천수이볜(陳水扁·민진당) 롄잔(連戰·국민당) 쑹추위(宋楚瑜·무소속) 등 유력후보 3인 모두가 30% 안팎의 지지률로 백중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일 투표에서 '북풍'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가 가장 주목된다. 본토 중국이 잇따라 위협하고 있기 때문. 독립파로 낙인 찍힌 천수이볜은 "대만 독립을 선언하지 않고 북경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강성 이미지를 누그러 뜨리려 하고 있다. 상당수 유권자들은 '북풍'을 선거용 협박으로 간주, 천후보가 득을 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면 국민당의 롄잔은 "오직 국민당만이 (대만 주권에 대한) 굳건한 의지와 양안 관계에 대한 경륜을 갖추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만 선거의 고질병인 금품살포도 상상을 초월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택시기사가 특정후보의 지지 깃발을 내걸고 달리면 1천700 대만달러(약 6만3천원)을 받고, 특정후보를 지지한다고 고개만 끄덕여도 1천 대만달러를 쥘 수 있다. 공짜 여행과 식사도 빠질 수 없다. 1표당 1천 대만달러 정도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이다한 선거 관계자는 "불과 몇만표 차이로 당락이 엇갈릴 전망인 만큼, 매표행위가 막판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또다른 변수는 지역감정. 천후보는 대만 태생, 쑹추위는 본토 출신이며, 롄잔은 본토 태생이지만 아버지가 대만 출신이다. 본토 출신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은 쑹후보에게 불리하지만, 2천200만 대만 인구의 17%를 차지하는 본토 출신은 롄 또는 쑹 후보를 찍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이 시험대에 오를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분쟁에 휘말리면 일본은 미국에 병참을 지원하는 등 지난해 5월 마련된 방위지침(가이드라인)에 따라 행동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인 것.

대만 국방부는 16일 전군에 비상 경계령을 발동했지만, "중국의 군사행동 징후는 없다"며 경계령이 전투태세는 아님을 강조했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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