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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협은 내부사정 때문"

18일 실시되고 있는 대만 총통선거와 관련해 거듭 '전쟁위험'을 경고했던 중국의 본심은 무엇일까. CNN의 토니 카론 칼럼은 그 진짜 이유를 본토 내부정치 갈등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칼럼 내용.

대만 독립 국민투표를 주장했던 천수이볜이 당선되면 대만을 침공하겠다는 베이징의 위협은 며칠만에 대만 주가를 12%나 떨어뜨렸다. 코언 미 국방장관은 중국에게 위협을 자제하라고 촉구했지만, 중국과 미국의 말 싸움이 1996년과 같은 군사적 대결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때도 대만 총통선거에 맞춰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가했고,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는 대응조치를 했었다.

그러나 사실 중국은 대만을 정복할 만큼 충분한 전력을 갖추진 못하고 있다. 대만점령을 위해서는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뒤 수만명의 병력을 신속히 상륙시킬 수 있어야 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만 및 미국과의 무력 대결은 중국 자신의 경제 발전과 외국자본 유치에도 치명적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중국의 협박은 그 내부의 권력 변화를 반영한 측면이 있다. 베이징 개혁파는 홍콩의 성공적인 '1국 2체제' 모델이 대만을 통일의 길로 이끌어 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랬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경제개혁 부진이 대량실업과 사회불안을 증가시켰고, 리펑을 비롯한 강경파의 정치적 재기 발판이 됐다. 강경파들은 WTO 가입 등 경제개혁의 속도를 오히려 더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개혁파 수장인 주룽지 총리의 노골적인 '대만 전쟁' 위협 발언은 중국 권력층 내부에서 강경파의 힘이 더욱 강해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사실은 중국의 모든 개혁 프로젝트에 나쁜 조짐이 될 것이다.

정리·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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