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고 낙방생 발길 농촌고 상실감 '끙끙'

농어촌 고등학교가 도시지역 고교입시에서 낙방한 학생들의 임시 거처가 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학생들은 도시에서 낙방한 후 입학이 쉬운 농어촌 고교에 들어와 입학식을 치른뒤 곧바로 전학가겠다고 전학원서를 받아놓고 순번만 기다리고 있다. 한마디로 농어촌 고등학교는 도시 아이들이 이용하는 징검다리가 되고 있다. 이로인한 다른 학생들에 대한 위화감과 면학 분위기 해침이 심히 염려된다.

이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전학하려고 교육청에 입학 배정원서를 제출하지만 전학원서 배정순서대로 전학이 되기 때문에 희망자가 많을 경우 한참 기다려야 되고 결국 그 기간동안은 마음이 학교에서 이미 떠나 공부도 잘 안하는 실정이다. 언제 전학이 이뤄질지 몰라 어정쩡한 상태에서 마음만 공중에 띄운채 건성으로 다니는 것이다.

도시에서 왔다가 금세 떠나는 아이들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숫자가 적더라도 그런 아이들이 계속해서 생기고 떠나는 현실에서 남아있는 농어촌 학생들이 받는 상처와 상실감 또한 적지 않다. 그렇다고 고등학교에서 이들을 걸러서 선발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언제 누가 전학갈지 일일이 물어보고 선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장기적으로 아이들이 농촌에서도 얼마든지 훌륭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 시설적 측면의 투자가 있어야 되겠고 도시에서 낙방한 학생과 그 부모들이 농촌 고교를 징검다리로 이용하겠다는 얄팍한 이기주의를 버려주었으면 한다.

오미영(경북 성주군 금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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