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봉정사 대웅전 현존 최고 목조 건물'

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 대웅전(보물 55호)에서 사찰 창건 연대를 확인해주는 상량문(上樑文)과, 대웅전내 목조 불단에서 고려말에 제작했다는 묵서(墨書)가 발견돼 현존 최고의 목조건물 역사가 봉정사 극락전(국보 15호)에서 대웅전으로 바뀔 것이 확실시된다.

국립문화재청과 안동시는 봉정사 대웅전 지붕보수공사 과정에서 지난 2월 상량문 발견에 이어 지난 16일 오전 대웅전 지붕의 종도리를 받치고 있는 북서쪽 종보 보아지에서 '선덕십년을묘팔월초일일서'(宣德十年乙卯八月初一日書)(중국연호인 선덕 10년〈1435년·조선조 세종 17년〉에 쓴 글)이라고 적힌 또다른 상량문을 발견했다. (본지 3월1일자 30면 보도)

당시 경상도관찰 출척사가 직접 쓴 이 상량문에는 '자사(玆寺) 신라대오백지여년지(新羅代五百之余年至) 을묘년분법당중창(乙卯年分法堂重倉)(신라대 창건 이후 500여년에 이르러 법당을 중창하다)이라는 사찰 건축연대를 밝혀주는 내용과 당시 봉정사의 사찰 규모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어 대웅전 창건연대가 1435년 중창 당시보다 500여년이나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대웅전 내 불단(佛檀) 바닥 우측에서 '신축 지정이십일년 봉정사 탁자조성 상단유각징 화주계주 박재거(辛丑 支正二十一年 鳳亭寺 啄子 造成 上檀有覺澄 化主戒珠 施主 朴宰巨)-지정 21년(1361년·공민왕 10년)에 탁자를 제작, 시주하다. 시주자 박재거)라고 적힌 묵서명도 처음 확인, 대웅전 불단이 현존 최고의 목조건물인 극락전 중수때(1363년)보다 2년이 앞선 고려 공민왕 10년(1361년)에 제작, 설치된 것임을 밝혀냈다.

봉정사 대웅전은 중창당시 건물 상층부 구조를 주심포 양식을 헐고 조선초기 새 건축양식인 다포양식을 도입, 그동안 조선초기 건축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에 명확한 건축연대를 확인해 주는 상량문이 발견되면서 봉정사 대웅전이 현존 최고의 목조건물임이 판명된 것이다. 따라서 학계 일부에서는 국보지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9일"새로 발견된 상량문 내용은 대웅전 중창의 경우 극락전 첫 중수(1363년)보다 72년 후에 이뤄졌으나 극락전 중수 기록에 없는 창건 연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내용이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새로 발견된 상량문에는 2층 누각 신축, 단청을 한 시기,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토지, 사찰 규모 등을 알려주는 내용이 자세히 기록돼 있어 조선초 당시 봉정사는 팔만대장경을 보유하고 500여결(1만여평)의 논밭에다 안거스님 200여명에 200여명의 노비까지 거느린 모두 75칸의 대찰(大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안동·權東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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