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랑이 늘어난다

대구지역 화랑 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 미술시장이 침체한 상태인데도 지난해 이후 개인화랑과 함께 기업체 사옥 건립에 따른 화랑 개관 등으로 10여개의 화랑이 잇따라 생겨났으며 개관 준비중인 화랑도 있는 등 화랑이 증가하고 있다.이에 따라 40여개이던 대구지역 화랑이 최근 50개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미술계는 21세기를 맞아 문화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기업 이미지 제고, 미술시장 수요가 커질 것이리라는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단은 반기는 분위기이다.

교보생명이 대구사옥 완공과 함께 '갤러리 교보'를 개관했으며 고토갤러리가 명맥이 끊겼던 사진전문 화랑으로 문을 연 것을 비롯, 청산향림, 갤러리 길드, 레이크사이드 갤러리 등이 최근 문을 연 화랑들이다.

화랑이 늘어나면서 무료로 전시공간을 제공해주는 화랑도 늘고 있다. 이미 수년전부터 무료 대관 형태로 자리잡은 대구은행갤러리, 대구여성병원갤러리, 삼성금융플라자갤러리에 이어 올들어 팔공산 자락의 환타지아갤러리가 미술협회 회원에게 무료 대관하고 있으며 화랑은 아니지만 대구시가 지하철1호선 중앙로역을 제외한 28개 역사의 공간을 무료 전시공간으로 활용케 하고 있다.

또한 대구의 ㅎ교육재단이 오는 5월쯤 프린스호텔 부근에 90평 정도 규모의 화랑 개관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서양화가 전종철씨는 "화랑이 늘어나는 것은 일단 반가운 현상임에 틀림없다. 전시공간이 많아짐으로써 미술인구 저변 확대에 한몫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랑의 증가가 곧 전시의 질적 수준 향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지적도 있다. 기업체가 사옥내에 운영하는 화랑의 경우 대체로 전시공간을 개방하는 형태에 머무를 뿐 적극적으로 수준높은 전시회를 기획하지는 않고 있으며 개인 화랑도 대관 위주의 상업성에 치우치는 곳이 많아 수의 증가가 질의 향상을 보장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

또 기존 화랑중 운영난으로 개점 휴업상태이거나 조만간 문을 닫을 것으로 알려진 화랑도 있어 명암이 교차하고 있기도 하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김태곤씨는 "화랑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나 질적인 수준이 향상되지는 않고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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