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아 묻지마 투자 열기 주춤

묻지마 투자. 우리나라에서도 기승을 부렸던 이 첨단주 중심의 눈 감은 투자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미국 나스닥이 폭락세를 기록하는 등 점차 첨단주 거품 빠짐 현상이 심화되자, 아시아에서도 이제 '물어 보고 투자'로 전환되는 분위기라고 홍콩발 AFP통신이 진단했다.

그러나 아직은 '인터넷 주식 거품의 붕괴'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이 통신은 전문가의 예상을 전했다. 단지 투자자들이 "첨단 기술주는 어떤 것을 사더라도 빠른 수익을 보장해 주는 안전망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는 빠져나오게 될 것이라는 얘기. 아래는 그 요약.

홍콩 경우 첨단 기술주 열기는 지난달 말 재벌 리카싱이 인터넷 기업 톰닷컴(tom.com)을 기업 공개하면서 극에 달했다. 공모주 신청 창구의 질서를 잡기 위해 수백명의 경찰이 동원됐으며, 1.78 홍콩달러에 발행된 주식이 한때 15.5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성공에 힘입어, 이동전화 회사 '선데이'와 전자상거래 회사 '선이비전' 공모주 신청에도 엄청난 투자가들이 밀려 들었다.

하지만 첨단 기술주의 과도한 열기가 진정될 징후를 보이기라도 하듯, 선데이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에 비해 5%나 낮게 거래됐다. 선이비전은 사정이 달랐지만, 일주일 전에 거래가 이뤄졌더라면 가격이 훨씬 더 높게 형성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정 양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 맥콰리 증권의 기술주 분석가 존 오코널은 "투자자들이 경영실적이 이미 좋거나 단기소득 전망이 뚜렷한 기술주들을 선별적으로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주는 통신·생명공학주 등 다른 첨단 기술주에 비해 급락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G.K. 고 증권의 경제분석가 송 셍 운은 인터넷주에 조정 이상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거품이 붕괴될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 "모든 것이 과장됐고 또 언젠가는 거품이 가라 앉겠지만 당분간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얘기이다.

일본의 경우, 역시 첨단 기술주의 조정 양상이 이달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문에 일본 투자자들은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신일본증권의 세가와 쓰요시 본부장은 "기술주의 조정 양상은 대규모 거래를 동반한 일부 주식에 대한 선별적 투자과정을 거쳐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술주와 그렇지 않은 주식의 가격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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