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3세계 바꿔 열풍

지금은 '바꿔'의 시대인가? 벤처 때문에 서민들 사고 방식까지 바뀌고 있는 한편에선, 제3세계 여러 나라의 수십년 묵은 정권이 속속 자리를 내놓고 있다. 18일에 대만이 50년만에 그러더니, 20일엔 아프리카의 세네갈이 40년만에 뒤를 이었다. 앞서선 한국이 그랬고, 인도네시아·칠레 등도 그랬었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에서도 '71년만의 정권교체'가 걸린 오는 7월 대선이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했다. 멕시코의 현재 대선 상황은 집권 PRI(제도혁명당)와 야당 PAN(국민행동당)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각 당의 후보는 라바스티타(58)와 폭스(58). 여당은 1929년 창당 이래 장기집권해 왔으며, 이때문에 특히 중산층과 젊은이들은 변화를 갈망해 야당 후보에게 폭발적 인기를 몰아 주고 있다. 국민들의 여망은 3년 전 총선 때 이미 부정부패, 빈부격차, 경제난 등에 대한 반감을 바탕으로 집권당을 과반수 이하로 패배시킨 바 있다.

야당 후보 폭스의 인기는 아주 위협적이다. 코카콜라 영업사원 출신인 그는 30대 중반의 최연소 나이에 멕시코 코카콜라 사장에 오를 만큼 뛰어난 판매·경영 전략을 지닌 인물.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중부 과나화토 주 민선 주지사를 지냈다.

5년 동안의 주지사 재임 시절 폭스는 수출 자유지역을 설치, 막대한 외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으며, 이에 힘입어 과나화토의 실업률 및 인플레율을 크게 낮추는데 성공했다. 또 부정부패와 빈부격차로 인한 치안 불안 문제도 거의 완벽하게 해결, 과나화토 주를 정치·경제·문화적으로 가장 안정된 지역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데도 집권당은 여전히 승리를 장담한다. 또하나의 야당이 표를 분열시킬 것으로 보는 것도 한 이유. 제3당인 PRD(민주혁명당)의 카르데나스(67, 1930년대 대통령의 아들)의 야망이 너무 커 표를 갉아 먹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다 PRI는 장기 집권당으로서의 프리미엄도 갖고 있다. 문맹률이 높은 원주민들은 여당 지지 성향이 높다. 또 외환위기 당시 40∼50% 수준으로 떨어졌던 집권당의 세디요 대통령 인기도가 그 후 70%선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선거가 민주적으로 시행되지 못할 경우에도 집권당이 유리할 수 있다.

이들 여야 후보의 정책에는 별 차이가 없다. 이것도 한국과 비슷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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