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의날 특별기고(최평숙-수자원공사 포항권관리단장)

지난 세기까지 우리 국민 대다수가 물은 없어서 안되는 중요한 것임을 인식하면서도 물로 인해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평균 강우량은 세계평균 2만2천96㎥의 12%에 해당하는 7천755㎥밖에 되지 않는다. UN에서는 이미 1990년부터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Water stressed country)로 분류하였다. 또한 하천의 하상계수는 300이상으로 외국의 주요 하천(템스강 8, 센강 23, 라인강 14)에 비해 매우 커서 효율적인 수자원관리가 어렵다. 즉 홍수기에는 물이 넘쳐 수해가 발생하는 반면 갈수기에는 용수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2003년에는 공급능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게 되며 2006년에는 수요량이 공급능력을 연간 4억700만㎥나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어 물문제는 한층 더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1999년의 임진강 유역 호우, 1998년의 지리산 일대 게릴라성 폭우 등은 500년 빈도 이상으로 평가되지만 이런 이변이 최근 4년간 3회나 발생할 것을 상기해볼 때 우리나라도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기상이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안정적 수자원 확보를 더욱더 어렵게 하고 있다. 여름철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고 대부분의 하천이 길이가 짧고 국토의 경사가 심해 바로 바다로 유출되기 때문에 적절히 이용하기가 곤란하다. 댐건설, 산림조성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러나 효율적인 활용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정책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 지방자치 단체 및 관계기관도 중수도 보급의 확대, 절수기기의 보급, 가격 조정을 통한 사용억제, 노후 수도관 교체 등의 수요관리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물 소비량이 프랑스나 독일에 비하여 1.5배에 가까운 점을 고려할 때 상당한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지역의 물소비는 전국평균을 13%나 초과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민 일인당 일일 물소비량은 급수량 기준으로 395ℓ이지만 대구지역은 무려 446ℓ에 달하고 있다. 물론 하절기 고온다습한 기후를 감안하더라도 물과소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댐을 건설하려면 기초조사단계부터 완공까지 짧게 잡아도 10년이 소요된다. 개발 또는 보존여부에 대한 논란보다 먼저 우리가 바로 지금 철저히 물 아껴쓰기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이미 확보하고 있는 수원을 우리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

해마다 낙동강 및 금호강이 죽은 물고기로 뒤덮였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대부분은 오염물질 무단 방류가 원인이라고 한다.

오염물질을 강과 바다로 몰래 배출하는 비양심적인 기업인도 이제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구 경북지역의 주요 식수원인 영천댐, 운문댐은 행락철만 되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식수원이 오염되면 될수록 추가개발의 부담이 발생하고 이제는 개발할 수 있는 곳도 거의 없다는 점이 더욱더 심각하다.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서 쓰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물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물 아껴 쓰기와 깨끗이 하기야 말로 모든 국민의 제1의 생활수칙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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