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日, 또 역사 왜곡

인간의 숭고한 면과 추악한 면을 고르게 기록으로 남겨 앞날의 거울로 삼는 것은 역사학의 초보적 기능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과거의 '거울'이며, 역사 교과서는 2세에게 국가관.세계관을 길러주는 길잡이라 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문화인류학자 요한 호이징가는 '어떤 과거의 청산이 문화화되면 그 사상의 형태가 역사'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어려서부터 제 나라 역사를 바르게 배우고 남의 나라 역사를 배워 '타산지석'으로 삼음은 교육의 중요한 몫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불행했던 과거의 한.일 관계를 여전히 왜곡하고, 2세의 역사 인식마저 굴절.오도하는 태도를 여전히 바꾸지 않고 있다. 이같은 역사 왜곡은 한.일 관계의 정상화를 뒤흔들 뿐 아니라, 제 나라 역사를 바로 인식하지 못하는 일본의 2세 교육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최근 대입 시험에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한.일 중고생 1만명을 맞교환하는 등 교사.학생 교류의 물꼬도 틀 전망이다. 역사 교과서의 한국사 관련 서술에서 이전보다는 진전된 역사 인식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에 불리한 부분에서는 은폐나 축소, 왜곡이 여전한 실정이다. 아직도 역사 교과서에 한국사의 기원인 '고조선'을 누락시키는가 하면, '조선'을 '이씨조선'으로, '주권침탈'을 '병합'으로 표기하고, '임나일본부설'을 계속 주장하는 등 망발을 지양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본의 대화정권이 한반도의 동남부에 진출해 백제.신라.가야를 지배하고 가야에는 일본부를 둬 직접 다스렸다고 주장, 고대 한.일관계사를 거짓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태도에 대해 우리는 자기비판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를 계속 외교 이슈로 제기, 역사 왜곡부터 바로잡아아야만 한다. 역사를 바르게 기록하고 인식해 지난날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는 것은 일본의 미래를 위해서도 옳은 일이다. 참회를 통해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일본의 진지한 접근이 아쉽기만 하다.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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