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인생이 될까 모두들 럭비를 하지 않으려 하는데 우승보다 선수들이 믿고 따라준 것이 너무 고맙습니다"
대구상고 럭비팀이 전국춘계리그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83년 전국춘계럭비리그전에서 우승한 후 18년만의 쾌거. 80~90년대 들어 정체기를 맞은 대구상고는 올해 선수들의 고른 기량과 남다른 팀워크로 부활의 기틀을 세웠다.
청소년대표인 임대훈과 권수광, 윤광희, 곽은철, 박재현, 이형희, 노정욱 등 주전들이 고비때마다 한 몫 했고 365일 합숙훈련을 하면서 키운 끈끈한 동료애를 바탕으로 정상전력에 올라섰다. 주전가운데 1,2학년이 12명이나 돼 계속 승승장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뒤에서도 많은 관계자들이 뒷바라지를 했다. 선수부모들은 군말없이 밥을 해 날랐고 서석근 교장과 류진권 감독, 박진경 코치는 1주일에 중돼지 3마리를 먹어치우는 선수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사재를 털어야만 했다.
선수들은 오는 5월이면 꿈에 그리던 현대식 숙소가 착공돼 경사가 겹쳤다. 지난 해 전국체전에서 파이팅 넘치는 이 학교 선수들의 열성에 감동한 김연철 교육감이 숙소건립을 약속, 공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선수들의 파이팅 뒤로 고민의 그림자도 깊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톡톡히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계명대가 4월중으로 비특기자팀으로 창단할 예정이지만 대학진학은 몸이 으스러지고 다리가 부러지는 고통보다 더 힘겹다.
류진권 감독은 "럭비를 하지 않으려는 학생들을 선수로 키우는 중학교 코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팀이 우승할 수 있었다"며 "제자들에게 태극마크를 꼭 달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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