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의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을 눈앞에 두고 소값, 돼지값, 달걀값이 계속 떨어져 적자에 견디지 못하는 축산농가들이 속속 축산을 포기하고 있어 축산기반이 붕괴될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축산정책이 허물어진 느낌을 준다. 이미 WTO체제 출범에 대비해 92년부터 선도축산농육성사업, 농어촌구조개선사업 등 한우를 비롯 축산지원정책에 숱한 자금을 쏟아 부었음에도 이같이 축산기반이 허물어지고있는 것은 축산정책이 시늉만 낸 것이란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소값은 떨어지는데 소비자들이 사먹는 쇠고기 가격은 되레 오르고 있는 현상이다. 생산농가는 축사를 폐쇄하고 축산을 포기하는 판에 유통업자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것은 WTO체제출범에 따른 축정당국의 대비책이 얼마나 안이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축산물 가격이 춤추듯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결코 일상적 가격등락으로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내년부터 쇠고기 수입이 완전개방되면 이같이 허술한 축산정책으로는 우리의 축산시장을 완전히 외국업자들에게 내주고말 것이기 때문이다. 축산물 개방에 대비한다고 요란스럽던 축정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싶다.
물론 사료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있는 실정과 축산물의 수급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성공적인 축산정책을 펴기가 어려운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외국의 축산물과 차별화되는 고품질을 생산하고 유통과정을 합리화함으로써 수입축산물과의 가격경쟁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은 당국과 축산농이 합심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일인 것이다.축정당국은 축산장려를 위한 자금이 책정되면 경쟁력문제는 접어두고 저리자금에만 정신이 팔린 농가들에 마구잡이 지원을 함으로써 소값을 올려놓았다가 이번처럼 정부의 보호가 어렵게되면 가격이 폭락하는 무책임한 시책을 되풀이해왔던 것이다. 대구축협이 개발한 팔공상강한우가 품질이 우수한데도 전국적 명성을 얻지못하고있는 것등도 축산정책이 물량에만 치우친 데 원인이 있다고할 수 있다.
사료문제도 외국서 수입하는 비싼 곡물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축산물의 생산비를 절감하는 방법도 강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데 지금 문제가 되고있는 음식물쓰레기의 재활용으로 생겨나는 값싼 사료를 이용하는 문제도 검토해볼 일이다 축산업의 위기에 축산농가도 문제가 있지만 정부당국의 자세는 너무 안일하다.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