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험악해지는 관권선거 시비

신관권선거를 둘러싼 시비가 막말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여당의 대변인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 대해 "과연 두 사람 모두 지도자로 자격이 있고 국내에 살 자격이 있느냐"고 물었고 야당총재는 "정부가 개입하는 관권선거가 계속 된다면 선거후 대통령 하야 움직임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며 험악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러한 논란의 시발은 한나라당이 국가채무 과잉론과 국부유출론을 들고 나오면서부터이다. 이에 김대중 대통령이 "정부가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되지만 잘못 알려진 정책이나 실정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하면서 부터 과열되기 시작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정부가 각 신문에 해명광고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해명을 해도 좋으냐는 점이다. 여·야간 논쟁에 왜 정부가 개입한다는 것은 누가봐도 선거개입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외국투자자들이 불안까지 거론했는데 외국 투자자들은 기준에 따라 다르다는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 광고는 국제용이 아니라 국내용이라는 판단이 나오며 이는 바로 선거개입이라는 오해를 살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부처 장관들은 TV 라디오 등에 나와 정부정책을 옹호하면서 야당의 주장 등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물론 정부와 여당은 정책설명은 당연한 국정활동이며 잘못 알려진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령 국가부채는 잘못 알려진 것인가 아니면 정부여당 입장에 맞지 않게 알려진 것인가. IMF기준으로 보면 정부주장이 맞으나 야당의 주장도 무리는 있으나 틀리는 것은 아니다. 기준의 차이인 것이다.

이외도 정부개입 의혹은 경찰이 국가채무와 국부유출을 둘러싼 여론파악을 지사하는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검찰의 병풍(兵風)도 당연한 일이기는 하나 오해를 받을 일임에는 틀림없다. 시민단체인 총선연대도 병역비리 수사를 총선후로 하자고 제의하는 것만봐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되지만 그러나 여당으로서는 정치적인 변명은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조건을 붙인 국부유출문제를 원론적인 외자도입문제로 덮어씌우는 것은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또 야당도 '검은 정권'등과 같은 극한적인 용어의 사용도 건전한 토론문화 정착을 위해서 자제 되어야 한다고 본다. 정치란 정권을 잡기위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정권도 결국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여·야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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