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논술 문제및 응모요령

주어진 삶의 조건에 어떻게 대응하면서 삶을 엮어 나갈 것인가

제시문 (가)는 1950년대 한국의 대표 작가로 손꼽히는 장용학의 단편 소설 '요한시집'의 서두 부분을 요약한 것이고, (나)는 최근에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 속에 읽히고 있는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글 (가) 속의 토끼가 인간이라고 하는 가정하에, 글 (가)와 (나)에 나타난 삶의 태도를 비교 분석하고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가) 한 옛날 깊고 깊은 산 속에 굴이 하나 있었습니다. 토끼 한 마리 살고 있는 그것은 일곱 가지 색으로 꾸며진 꽃같은 집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그 일곱 가지 고운 빛이 실은 천장 가까이에 있는 창문같은 데로 흘러든 것이라는 것을 겨우 깨닫기는 자기도 모르게 어딘지 몸이 간지러워지는 것 같으면서 그저 까닭 모르게 무엇이 그립고 아쉬워만 지는 시절에 들어서였습니다. 그는 생각하였습니다. '이렇게 고운 빛을 흘러들게 하는 저 바깥 세계는 얼마나 아름다운 곳일까……' 이를테면 그것은 하나의 개안(開眼)이라고 할까, 혁명이었습니다. 이 때까지 그렇게 탐스럽고 아름답게 보이던 그 돌집이 그로부터 갑자기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비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는 창으로 기어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살은 터지고 흰 토끼는 빨갛게 피투성이였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관문에 다다랐습니다. 전율하는 생명의 고동에 온몸을 맡기면서 그는 가다듬었던 목을 바위틈 사이로 쑥 내밀며 최초의 일별(一瞥)을 바깥 세계로 던졌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쿡! 십 년을 두고 벼르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홍두깨가 눈알을 찌르는 것같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만 그 자리에 쓰러졌습니다.

얼마 후, 정신을 돌린 그 토끼의 눈망울에는 이미 아무 것도 비쳐 드는 것이 없었습니다. 소경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일곱 가지 색으로 살아온 그의 눈은 자연의 태양 광선을 감당해 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토끼는 죽을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고향에 돌아가는 길이 되는 그 문을 그러다가 영영 잃어버릴 것만 같아서였습니다. 장용학, '요한시집' 중에서

(나) 오클랜드 섬과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금문교에는 17개의 통행료 징수대가 있다. 나는 지금까지 수천 번도 넘게 그 징수대들을 통과했지만 그냥 날마다 기계적으로 돈을 내고 받고 지나갔을 뿐이다. 1984년 어느 날 아침,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점심 약속 때문에 다리를 건너기 위해 통행료 징수대들 중 하나로 차를 몰고 다가갔다. 그 때 내 귀에 큰 음악 소리가 들렸다. 나는 통행료 징수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안에서 한 남자가 춤을 추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요?" 그가 말했다. "난 지금 파티를 열고 있소." 나는 다른 징수대들을 둘러보았지만 그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몸을 움직이는 이가 없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왜 가만히 있지요?" "그들은 초대받지 않았수다." ---- 몇 달 뒤 나는 그 친구를 다시 발견했다. 그는 통행료 징수대 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아직도 혼자 파티 중이었다. ---- 당신과 내가 사흘도 지겨워서 못 견딜 그런 좁은 공간 안에서 이 사람은 아직도 파티를 열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그 사람과 나는 점심을 같이 먹었다. 그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내 직업을 따분하게 평가하는 걸 난 이해할 수 없소. 난 혼자만 쓸 수 있는 사무실을 갖고 있는 셈이고, 또한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소. 그곳에선 금문교와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버클리의 아름다운 산들을 다 구경할 수 있소. 미국 서부의 휴가객 절반이 그곳을 구경하러 해마다 몰려오지 않소. 그러니 난 얼마나 행운이오. 날마다 어슬렁거리며 걸어와서는 월급까지 받으며 춤 연습을 하면 되거든요." 캔필드·한센,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응모요령

글의 길이는 빈칸을 포함하여 1,500자 안팎(±150)이 되게 할 것.

제목을 쓰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할 것.

원고마감 일자: 4월 1일(토요일)

우편으로 응모할 경우 봉투 겉면에 '제40차 학생 논술 응모'라고 반드시 쓸 것.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계산동 2가 71 매일신문 논술 담당자 앞 (우) 700-715

대구광역시 중구 삼덕동 166 일신학원 논술 담당자 앞 (우) 700-412

학교와 학년, 집 전화번호를 밝힐 것.

당선작은 본지에 강평과 함께 게재. (상장과 부상은 학교로 우송함)

※PC통신과 인터넷으로도 원고를 접수합니다.

일신학원-ilsin@ils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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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kjk@m2000.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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