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연고 배치' 경찰 향피제 인사 부작용

경찰청이 이무영 청장 부임 이후 총경급이상 간부를 연고가 없는 지역에 임명하는 이른 바 향피제(鄕避制)가 지휘계통의 난맥상, 수사활동의 미진, 대민접촉의 한계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따라서 대구에서는 지역 특유의 보수적 분위기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일부 경찰 간부의 경우 부하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사례도 있어 이 제도가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경찰 내부에서 나오는 실정이다.

현재 대구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근무하는 총경급 이상 간부 16명중 대구에서 근무경력을 가진 이는 4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다른 시.도에서 근무해오다 처음 발령을 받았다. 특히 일선 치안을 지휘하며 대민접촉이 많은 일선 경찰서장의 경우 8명중 7명이 서울이나 경북에서 옮겨왔다.

이로 인해 경찰관들 사이에 "간부들이 지역사정에 어두워 각종 사건에 제대로 대처를 못한다" "직원 및 업무 장악력이 떨어져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는 각종 불만이 터져나오는가 하면 간부와 직원사이에 얼굴을 붉히는 등 상하관계마저 삐걱거리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의 한 핵심부서는 실무경험이 거의 없는 서울 출신의 과장과 노련한 형사들간에 불협화음이 일면서 직원들의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직원은 "다른 시.도에서 처음 온 이들 간부는 아무리 의욕을 보여도 1년에서 1년 반이면 다시 대구를 뜰 것으로 보기 때문에 부하들이 안움직이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한 경정급 간부는 "토착비리근절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고위간부들 역시 지역근무를 서울로 되돌아가기 위한 휴식기쯤으로 생각하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같은 경찰 내부 분위기 때문에 시민들에 대한 치안 서비스가 부실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달 초 발생한 동구 신암동 경찰관 총기 분실사건을 비롯 최근 수성구에서 잇달아 발생한 3건의 살인사건 등 전례없는 수사력 실종, 다른 지역 보다 크게 미진한 불.탈법 선거사범 단속 등이 그 같은 치안 부재의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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