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작가들이 대구에서 잇따라 전시회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대중문화의 국내 개방에 따라 지역에서의 순수미술 분야 교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달 들어 3명의 일본 작가가 개인전을 여는가 하면, 일본 문인이 지역 화가와 시화전을 함께 갖는 등 일본 미술과 문화를 접촉할 기회를 늘리고 있다.
28일부터 4월7일까지 맥향화랑(053-421-2005) 초대로 목판화가 김상구와 함께 2인전을 여는 스즈키 노부히코(鈴木桓彦·31)는 연륜은 짧으나 독창성이 뛰어난 작가로 일본 미술계가 주목하는 신예다. 중세의 고전적 스테인드글라스의 제작기법을 원용한 작품세계로,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NICAF(일본국제현대미술제)에서 혜성처럼 두각을 나타낸 인물. 양 겹의 유리사이에 유리조각을 넣어 표현했던 기존 스테인드글라스 제작방식에서 탈피, 합성수지를 녹여 떨어뜨리는 독창적 기법을 개발함으로써 빛을 이용한 영롱함과 순수함을 나타내는가 하면 병마개, 단추, 씹다만 껌 등 잡동사니들을 오브제로 활용, 현대문명속에서도 때묻지 않은 원초적인 공간과 순수한 동심의 세계에 대한 기억들을 드러내고 있다.
맥향화랑 김태수대표는 "새로움과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참 모습이라는 점에서 스즈키는 경이로운 존재"라고 평가했다.
그와 함께 작품을 선보이는 김상구씨는 소외된 인간의 실존적 모습을 독특한 칼맛으로 담아내 스즈키의 작품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들 작가들은 '멀티플 아트(Multiple Art)'(같은 작품을 둘 이상 만들어 한 개인이 독점적으로 작품을 소유하는 것을 거부)를 추구한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31일까지 갤러리 신라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카와 세이료(井川惺亮·56)는 바쁘고 혼탁한 현대문명을 종이 설치미술로 비판하는 작가. 경북대 미대 등 지역 미술계와 꾸준히 교류해온 그는 이번에 한국의 첫 개인전을 대구에서 열었다.
29일까지 푸른방송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와다세 노부아키(渡瀨宣昭·64)는 주로 얼룩말, 사자 등 동물을 소재로 한 판화작품을 강렬한 원색으로 표현하는 작가·푸른방송갤러리는 앞으로도 기회닿는대로 일본 등 외국 작가의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갤러리 신라 큐레이터 김혜영씨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들을 많이 전하고자 하며 그런 점에서 일본을 포함한 외국 작가들의 전시회를 되도록 많이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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