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
"못 바꿔!"
의약분업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최근 인접 병원과 이름이 같은 약국에 대해 이를 바꾸도록 요구하자 해당 약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름이 같을 경우 병원 처방으로 약을 지어야 하는 환자들에게 약국 선택상 선입견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부측의 변경 요구 이유. 그러나 약국들은 수십년간 사용해 온 약국 이름을 바꾸면 막대한 영업 손실이 발생하고, 또 일방적 변경 요구 자체만으로도 상호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근처에 있는 동산약국(대구 대신동) 경우, 이 이름으로 개국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마찬가지 상황을 겪고 있다. 하병재(73) 사장은 "동산약국이란 이름이 대구시민들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제 와서 명칭을 바꾸라는 것은 기가 막히는 발상"이라고 했다. 20여년간 같은 이름을 유지해 온 대구 신암4동 파티마병원 인근의 파티마 약국 안경원(64) 약사는 "법의 보호를 받으려고 상호 등록까지 해뒀는데 이제와서 무슨 터무니 없는 요구냐?"고 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약국은 대구시내에만 10여곳. 약국의 명칭 변경 시한이 '6개월 이내'로 제시돼 있어, 마찰이 전국적으로 빚어질 전망이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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