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벤처 공동화 우려

올들어 수도권 거대 벤처자본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면서 지역 유망 벤처들이 속속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수도권 유명 벤처캐피털들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역 벤처에 대한 지분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자본이 취약한 이들 지역 벤처들은 서울 진출이라는 '보너스'까지 약속하는 이들 벤처캐피털들의 투자를 앞다퉈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때문에 지역 벤처들이 수도권 캐피털에 예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유망업체의 서울 진출에 따른 이전 도미노현상마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지역내 모 벤처는 한국종합기술금융(KTB)과 산은캐피탈로부터 각각 3억5천만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서울지역 사무실 개소를 검토 중이다.

삼성생명, STIC IT벤처 등과 투자협상을 진행 중인 ㅌ사도 조만간 서울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업체인 ㅇ사 역시 최근 서울 캐피털들과 진행 중인 투자유치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울로 옮길 계획이다.

최근 KTB, LG창투 등으로부터 20여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인터넷업체인 ㅋ사는 이미 서울로 본사를 옮겼으며, 인터넷 메일서비스업체인 ㄴ사도 지난해 서울로 이전했다.

KTB 한 관계자는 "올해 대구·경북지역 벤처에 15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현재 8개 정도의 벤처와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벤처캐피털들은 단순히 지분 참여를 통한 투자 뿐 아니라 마케팅 및 경영기법 이전, 코스닥은 물론 나스닥 진출을 위한 '풀 코스(full course)' 서비스, 원하는 벤처에 한해 서울지역 사무소 무상 제공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있다.

지역 벤처 한 관계자는 "서울지역 캐피털로부터 1차 투자를 받은 경력이 있으면 추가투자를 받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지역에서 투자를 받고 싶지만 이만한 자금력과 정보력을 갖춘 벤처캐피털이나 엔젤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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