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메리칸 뷰티'5개 부문 석권

아카데미는 관행을 버리지 않았다.

가장 많은 후보(8개 부문)를 낸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에 오스카 트로피를 몰아주었다. '아메리칸 뷰티'는 26일(한국시간 27일)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제72회 아카데미시상식 '오스카 2000'(Oscar 2000)에서 작품상 감독상(샘 멘데스) 남우주연상(케빈 스페이시) 등 주요 5개 부문 상을 석권했다.

케빈 스페이시(40)는 '아메리칸 뷰티'에서 딸의 친구를 넘보며 대마초를 피우는 중년가장 샐러리맨으로 출연, 지난 95년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데 이어 이날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

영국의 연극 연출가 출신인 샘 멘데스(34)는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연출. '아메리칸 뷰티'는 또 각본상(알란 볼)과 촬영상(콘래드 홀)까지 수상, 올해 최다 수상작이 됐다. 반면 '인사이더'(Insider·7개 부문 후보)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y·5개 부문 후보)는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해 '아메리칸 뷰티'의 잔치에 '들러리'를 선 꼴이 됐다. 특히 '식스센스'(The Sixth Sense·6개 부문 후보)의 경우 지난해 흥행작이자 공포영화의 색다른 시각을 보여 화제를 모았으나 결국 하나의 트로피도 가져가지 못했다.

가장 경합을 벌인 여우주연상은 당초 예상과 달리 '소년은 울지 않는다'(Boys Don't cry)의 힐러리 스웽크(25)에게 돌아가 이변. 남자가 되길 원했던 한 여자의 간절한 소망을 처참하고도 섬뜩하게 다룬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특히 스웽크의 연기가 "신기에 가깝다"는 평을 들은 작품. 그러나 동성애 주제에 신인이라는 이유로 수상이 불투명했었다. 그 바람에 여우주연상의 유력 후보였던 '아메리칸 뷰티'의 아네트 베닝은 고배를 마셨다.

남우조연상은 고아원 출신 젊은이의 세상 경험을 그린 '사이더 하우스 룰스'(The Cider House Rules)에서 고아원 원장으로 나온 마이클 케인(66)이, 여우조연상은 '걸 인터럽티드'(Girl, Interrupted)에서 정신병자를 연기한 앤절리나 졸리(24)가 수상했다.

외국어영화상은 '내 어머니의 모든 것'(All about My Mother·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이 차지했다.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사랑과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담은 스페인 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지난해 칸 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베를린영화제 최우수 유럽영화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 1월 골든 글로브에서 최우수 외국영화상까지 받아 일찍부터 '낙점'이 예상됐었다.

공로상은 46년간 활약중인 폴란드 영화감독 안제이 바이다(74)에게 수여됐으며 주제가상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타잔'에서 '당신은 내 가슴에'(You'll be in My Heart)를 부른 팝 스타 필 콜린스가 후보에 3번 오른 끝에 첫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한편 올해는 투표용지의 분실, 오스카 트로피의 도난 등 탈이 많았으나 배우 겸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탈의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은 전세계 10억 명의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종 화려한 볼거리와 화제를 뿌리며 4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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