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간-신의 독약

도취제의 역사는 인류 역사만큼이나 길다. 약물은 때로 예술적 창조력의 근원이자 무한한 판타지를 제공하는 연료였다. 그러면 약물은 어떻게 인간의 일상에 자리잡았고, 인간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알렉산더 쿠퍼의 '신의 독약-에덴 동산 이후의 중독과 도취의 문화사'는 역사상 수많은 예술가들이 창작을 위해 도취 약물을 상용함으로써 어떻게 환각과 중독상태에 빠져 들었는지, 약물이 무의식의 세계속에서 그들의 창조적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탐구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19세기는 '도취의 시대'다. 종교의식과 질병치료를 위해 집단적으로 도취약물을 사용한 18세기와 달리 19세기에는 지극히 사적인 신비체험의 차원에서 약물이 활발히 사용됐다. 19세기 낭만주의의 등장과 더불어 시작된 환각성 약물들의 역할과 기능을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고찰하는 한편 고대와 중세를 거쳐온 약물의 역사를 더듬고 있다. 약물의 예술적 유용성, 즉 약물과 창조성과의 관계를 다양한 입장에서 살펴본 것이 이 책의 특징. 계몽주의의 합리적 냉혹함에 반기를 들고 환상의 '파란 꽃'을 찾아나선 보들레르 등 낭만주의자들과 19세기 유럽·미국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박민수 옮김, 책세상 펴냄, 전 2권, 각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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