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는 뭔데 1번이야'.
한나라당 전국구 공천 발표가 있던 28일 오전 선대위 발족식이 열리던 경북도지부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행사 도중 전국구 명단이 흘러나오면서 곳곳에서 '욕설'이 터져나오고 당직자들은 하나 둘 소리없이 자리를 떴다.
경북도의원 40여명이 '집회'까지 강행하며 요구했던 도의원 전국구 배려가 완전 물건너 간데다 비록 후순위지만 빠짐없이 전국구 명단에 올랐던 당직자들의 이름이 사라진 탓이었다.
우선 박헌기 도지부장이 '화가 나서 할 말이 없다'며 서둘러 자리를 떳다. 박 지부장은 당직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총재실로 항의 전화를 몇차례 시도했지만 비서진의 거부로 통화조차 못한 '모욕'을 당한 뒤였다.
도의원 몫의 전국구 1순위로 꼽히던 김용수 도의원도 굳은 표정으로 '능력이 없어 더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의미있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김 도의원은 민주당 김중권 대통령 비서실장의 강력한 도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김광원 의원의 지역구인 울진 출신. 도 지부 관계자는 "박빙의 싸움을 하고 있는 울진.봉화에서 도의원들이 물러 앉는다면 선거는 이미 끝난 것 아니냐"며 고개를 저었다.
또 역대 선거에서 한번도 전국구에서 빠진적이 없었던 경북도지부 사무처장의 이름이 사라진 데 대해선 '이제 경북은 진정한 핫바지'라는 자조가 이어졌다.
대신 이 총재 측근과 거론조차 안되던 지역 인사 2명의 이름이 오른 데 대해선 숨김없이 '분노'를 쏟아냈다.
'누구 좋으라고 선거 운동을 하느냐'부터 '반드시 이 총재는 댓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독한 말까지.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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