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푸틴의 러시아, 기대반 우려반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직무대행이 예상대로 당선됐다.

강력한 러시아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가 47세의 젊은 지도자 푸틴을 선택한 것이다푸틴은 그동안 애국주의와 강한 러시아, 강한 정부를 내세우고 부패를 척결하고 국가기강의 확립을 주장해왔다. 그의 이처럼 강력한 국가재건 의지가 강력한 러시아를 바라는 러시아 국민 기대와 맞물려 대통령 당선으로 직결된 것이다. 우리로서는 러시아 국민들의 이같은 선택을 평가하고 푸틴의 '새로운 러시아' 출범을 축하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서방세계에서 평가하듯 '스파이'출신인 푸틴의 정치성향이 여전히 베일에 가린채 미지수인만큼 앞으로 러시아가 국제무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한반도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안한 느낌을 감출길 없다.

그는 이미 신국가안보개념을 내세워 핵무장 강화와 재래식무기증강을 통해서 2등국으로 전락한 러시아를 초강국으로 다시 받돋움 시켜야한다고 선언하고 있는 상태다. 푸틴은 이러한 안보개념을 바탕으로 중국, 인도, 북한 등과 연합, 미국에 대항하는 새로운 블록을 형성하려 하고있는 것이다.

러시아가 중국과 국경조약을 맺은데 이어 지난달에는 북한과 비밀 신조약을 체결, 탈(脫)냉전이후 한때 소원해진 대(對)북한 관계의 복원을 서두르고 있는것도 따져보면 지금의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일극체제를 다극체제로 변환시키려는 정략의 일환이란 지적도 있다. 어떻든 러시아의 이러한 시도는 동북아에서 첨예하게 대립, 한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서유럽의 견제와 압력속에 서도 체첸공화국의 독립 움직임을 단호하게 제압한 것만 보더라도 푸틴이 러시아의 자존심 회복을 명분으로 대(對)서방 강경 노선을 밀고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세계는 지금 푸틴대통령이 경제회복과 강력한 러시아 재건 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어떻게 추구하느냐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만약 푸틴이 경제회복에 주력한다면 어차피 대(對)서방 온건노선을 추구, 협력관계를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불안 요인이 훨씬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만사 제쳐두고 강력한 러시아 부흥을 다시 꿈 꾼다면 대(對) 서방관계에 긴장이 고조될 것이며 우리의 햇볕정책 또한 퇴색될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푸틴 체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이에 슬기롭게 대처토록 국력을 결집해야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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