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3회 광주비엔날레 29일 개막

독일 출신의 선구적 설치미술가 요셉 보이스는 동물의 지방이나 버터, 천,꿀, 밀랍 등의 재료를 사용하거나 토끼, 사슴 등의 동물을 작품에 등장시켰다. 그의 작품 '생각을 위한 음식'(Food for thoughts)은 예술은 음식과도 같은 것이라는 그의 생각을 반영한 작품이다. 누군가 좋아하면 누군가는 싫어하고, 어떤 것은 맛이 좋은가 하면 어떤 것은 맛이 형편없는 음식.

음식과도 같은 예술 400여점이 한 자리에서 선을 보인다·세계 각 국 미술가들의 창의성을 뽑아낸 '2000 광주 비엔날레'가 29일 개막, 6월7일까지 열린다. '人+間'을 주제로 새 천년을 맞은 인류의 소망과 꿈을 담았다.

▲전시회-인간성과 공간에 대한 문답

유럽·아프리카, 북아메리카, 중남미,아시아,한국·오세아니아, 5개 권역과 특별 코너 등 6개 부분으로 이뤄진 본전시, '인간의 숲 회화의 숲' '인간과 성' '예술과 인권' '북한 미술의 어제와 오늘' '한·일 현대미술의 단면' 등 다섯 개의 기획전으로 구성된 특별전으로 돼 있다.

주제인 '人+間'은 인간이란 글자를 해체해서 재구성한 것으로 단순한 사람만이 아닌 사람과 주변, 사람과 상황, 사람과 그 조건 등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둘러싼 시간적, 역사적, 지리적 공간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나름대로의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전시는 이에 따라 권역별 작가들이 변화의 개념, 자화상을 통한 개인적 성향과 집단적 성향의 차이에 대한 고찰, 모순과 혼합으로 가득찬 복합문화, 사람과 공간의 관계,서구 문명에 대한 동양적 대안 등의 관점으로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별전의 3개 기획전 역시 주제와 같은 맥락에서 열린다. '인간의 숲 회화의 숲'은 인간과 자연의 균형 회복을 화두로 새로운 세기,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인간과 자연의 문제를 미술사적 입장에서 모색하며 '인간의 성'은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성문화를 살피는 한편 성에 대한 우리의 관념과 의식이 사회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변천돼 왔는지를 조망한다. '인간과 성'에는 스페인의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 영상 작품으로 전시된다. '예술과 인권'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아 한국 민중미술운동을 근간으로 예술가들이 첨예한 인권문제에 어떻게 대처하고 예술로 승화시켜왔는지를 보여준다.

주제와 관계없는 두 개의 기획전, '북한 미술의 어제와 오늘'은 북한 미술의 정체성 및 이데올로기에 따른 미술의 여러 문제점을 밝히고자 하며 '한·일 현대미술의 단면'은 한국의 단색조 회화와 일본의 모노하(物派) 회화를 비교, 검증함으로써 서구 미술이 한·일 양국에 끼친 영향과 독자적 미적 특징을 살핀다.

이와 함께 광주지역 화랑들의 후원전, '상처'를 주제로 한 영상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다채로운 공연과 비엔날레 즐기기

전시회 못지않게 관람객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것은 다채로운 공연, 국립국악원과 패션퍼포먼스 등 개막경축공연을 필두로 무형문화재 공연. 시·도 예술단체 공연, 음악제, 해외민속예술단체 공연, 바디 페인팅 쇼,워터스크린 영상쇼 등 비엔날레 기간 내내 하루 평균 4~5회의 공연이 펼쳐지고 국제미술의상전, 사진공모전 등 특별행사도 실시된다.

전시회 관람시간은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이며 모든 전시를 충분히 관람하기 위해서는 1박2일 이상의 일정을 잡는 것이 좋을듯.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소쇄원, 백양사,보성다원 등 남도 문화유산을 함께 답사하는 것도 좋으며 식도락가를 위한 맛깔스런 식당도 곳곳에 널려있다. 문의 062-524-4722 인터넷 http://www.kwangjubiennale.org

金知奭기자·사진 金泰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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