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총선과 WTO 농산물 협상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23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 농산물 무역질서를 구축한다는 명분아래 차기 농산물협상을 위한 제1차 특별회의를 시작으로 회원국간의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나라밖에서는 지금 미국을 필두로 한 강대국들에 맞선 사생결단의 무역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나라안의 우리 국민들은 이같이 중대한 사안을 놓고 안중에도 없는 듯 총선싸움에만 열중이다.

각 언론 매체도 지난해 시작된 세계무역기구 차기협상 과정에서 야단법석을 떨었던 것과는 사정은 판이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총선 이야기로만 덮여 있다. 무역협상 따위는 아예 관심조차 없다는 식이다.

시민단체 역시 마찬가지. 낙천.낙선운동 등 대대적인 공명선거 계도에 나서고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내친김에 총선시민연대에 버금가는 '세계무역기구 연대'를 조직, 활동에 나섰더라면 더욱 공감을 샀을 것이다.

현재 오로지 농림부와 몇몇 농업관련 단체들만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협상도 벌써부터 수출.수입국 간에 밀고 당기는 공방전이 한창이다. 우리나라 협상단의 힘이 부칠게 불보듯 뻔하다.

더욱이 무역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무역대표부는 이미 '2000년 무역정책 의제와 1999년 연차보고서'를 통해 "세계무역기구에서의 지도력과 주요 무역대상국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고, 세계시장 개방으로 수출확대"를 부르짖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현재 자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쌀.쇠고기.오렌지.감자 등18개품목의 통상현안을 내놓고 있다. 여기다 관세.수입통관 절차.식품유통기간에 이르기 까지 전방위 압력을 가하고 있다.

또 세계무역기구 가입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경쟁국 중국까지 가세할 경우 우리농산물의 생산과 수출기반이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차분히 치르고 거세게 불어닥칠 '무역태풍'을 슬기롭게 피할수 있는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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