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캠퍼스 누비는 만학도

30~50대가 넘는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는 만학도(晩學徒)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또는 기계공학 분야 등지에 전문대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재취업을 위한 고령자들의 대학입학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대구대 미술학부 1학년 강석선(43)씨. 지난 해 이화여대 조소과를 졸업한 딸을 둔 강씨는 향후 딸과 함께 전시회를 열고 작가로서 치열한 창작활동을 펴기위해 입학했다. 딸의 미술공부 뒷바라지를 해주며 3년 가량 수능과 실기를 준비해왔던 강씨는 "20세에 시집와 20여년간 잃어버린 자아를 찾기위해 대학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가정을 두고 있는 강씨는 딸보다 어린 20살의 학교동급생과 함께 수업을 듣고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해 3월 학내분규끝에 교수재임용에 탈락, 해직된 장성익(55) 전 계명대의대 교수는 경산대한의학과에 편입, 화제를 모았다. 의과대 수업방식과 달리 용어사용이나 사고논리가 생소해 학기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장 교수는 요즘 한방의 새로운 이론을 접하면서 학문의 기쁨을 맘껏 누리고 있다.

장 교수는 "양방과 한방을 접목한 새로운 의학연구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의료체계를 갖추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커튼판매업체 사장인 이창환(45)씨는 중졸의 학력으로 방송통신고를 거쳐 지난 3월 영남이공대 텍스타일시스템 계열에 입학했다. 서문시장에서 20여년간 커튼장사를 하며 잔뼈가 굵어온 이씨는 "대부분 귀동냥으로 배운 섬유지식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위해 입학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이씨는 낮에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밤에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93년 서울대경영학과를 졸업한 박모(33)씨는 컴퓨터 전문직종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기술계열에 입학,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박씨는 "미래 주력업종이 컴퓨터 등 정보화관련 분야라 보고 컴퓨터실습실 등 정보인프라가 구축된 전문대를 선택하게 됐다"고 입학동기를 밝혔다.

영진전문대, 영남이공대 등 각 전문대에는 30대 이상 입학자가 전체정원의 1% 가량인 30~40여명으로 컴퓨터 또는 기계공학 관련업종에 집중돼 있는 실정이다.-柳承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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