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3월의 바람

3월에 부는 바람은 종잡을 수가 없다. 모든 시작은 불안정한 것일까. 우리네 세상은 또 어떠한가. 정치가 그렇고 경제가 그렇고 사람들 마음마저 온통 뒤숭숭하다.

내가 속한 의료계도 예외없이 참아왔던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분출시키고 있다. 3월 하순에는 개원의들이 불합리한 의약분업안을 시정하고자 집단으로 병원문을 닫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건강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정하고 이를 지키고 향상시키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과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욕구는 커지는데 비해 사회는 이를 적절하게 감당할만한 재원이 없어 의료계에 일방적인 압박을 가하게 되어 의사들도 견디다 못해 집단행동으로 표출되고 있다.

의약분업만 하더라도 충분한 준비없이 일단 시작해서 문제점을 보완하자는 것이 정부측의 의견인 듯 하나 이는 잘못된 것으로 정치논리나 선거공약은 제쳐두고 관계자들이 충분한 토론과 합의하에 실시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 내에서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지는 보건복지부는 전문성이 없는 장관이 정치적인 배분에 의해서 수시로 바뀌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주체가 없는 것 같다.

일례를 들면, 발암물질로 알려진 담배 산업이 공공기업으로 국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폐암으로 잃어버리는 인명과 의료비는 담배를 판매해서 얻는 이익보다 훨씬 많으며 이는 누가 생각해도 소탐대실로 정부가 앞장서서 담배소비를 줄이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3월의 홀씨들이 햇빛과 봄비의 도움으로 두꺼운 껍질을 벗고 새 싹을 피워내듯이 우리네 삶도 서로 이해하고 도와 무르익은 봄의 들판 같은 조화로운 꽃밭을 만들 수 없을까.

3월의 들판에 이는 먼지 회오리가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시작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경북대 의대 교수.진단방사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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