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後漢)말(208년),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승리하는 공격매체는 불이다. 화공(火攻)을 퍼부어 조조의 대규모 선단을 모두 불태워 참패의 나락으로 빠지게 한다.
▲때마침 거세게 불어 오는 동남풍(東南風)을 이용한 작전은 주요 변인(變因)이 날씨다. 양자강을 통해 끓일듯 일렁이는 화염은 강언덕 바위동산까지 붉게 물들여 '적벽'이라는 새로운 지명이 생겨났다고 했던가. 제갈량이 '배풍대'에서 제단을 크게 쌓고 하늘에 치성을 드려 동남풍을 비는 행위는 '위장전술'이라는 게 현대적 해석이다. 매년 그때쯤이면 일시적으로 동남풍이 부는데 이시기에 맞춰 전략을 도모했다는 이야기다. 효과적인 전술(戰術)구사의 매개물로 날씨를 내세웠다고 보는 것이다. ▲받아놓은 행사날에 날씨가 나빠 비라도 오는 날이면 낭패다. 야유회·결혼식·종친회 등 오랜만에 벌이는 잔칫날에 날씨의 방해(?)로 낭패감에 당황한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행사를 망치는 것은 물론 잔칫상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황당함은 이만저만 아니다. 찾아온 손님들에게 미안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날씨 때문에 생긴 피해를 해결하는 '날씨 보험' 상품이 눈길을 끈다. ▲30일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날씨 보험'의 가입 조건은 최소 15일 이후에 치르는 행사가 날씨 때문에 생기는 낭패에 대한 대비다. 그럴경우 날씨로 인한 행사피해액 전액을 보상받는다. 보험료는 날씨가 나빠질 확률에 따라 결정하도록 돼 있어 기상대 예보가 절대 기준 수치다. 행사비용에 눈·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 확률을 곱한뒤 보험비용을 더하면 그게 보험료다. 행사일의 비올 확률이 10, 20, 30%에 따라 금액이 적고 많아지는 계산이다. ▲날씨도 보험의 대상이 되는 시절, 상사의 감정이입(移入)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봉급생활자의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에의 기대도 있다. 그 반대는 더욱 현실반영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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