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들의 공동체 의식이 점점 희박해지고 신앙의 개인주의화도 뚜렷해지고 있으나 다른 종교에 대한 태도는 관용적이고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신문이 최근 창간 73주년을 맞아 지난 1987년과 98년 각각 1천여명의 신자들을 대상으로 신자 의식과 생활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여 10여년간의 의식변화를 분석한 결과 본당 신자들과 형제자매라는 공동체 의식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응답자가 지난 87년 73%에 비해 98년 63.3%로 크게 줄어들었다. 가톨릭신자로서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자도 87년 91.1%였던 반면 98년 82.6%로 감소했으며 자부심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87년 8.9%에서 17.4%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또 가톨릭신자들이 가장 크게 기쁨과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 개인과 가족에 대한 것(74.3%)으로 나타났으며 교회의 대사회적 봉사와 사회적 공신력에 관한 것은 21.5%에 그쳐 신앙의 개인주의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종교와 가족간의 관계에서는 87년 본인만이 신자인 경우 7.6%, 가족 일부만이 신자인 경우 27.1%였으나 98년 본인만이 신자인 경우 9.6%, 가족 일부만이 신자인 경우 26.9%로 전체적으로 약간 늘어났으나 가족 모두가 신자인 경우는 98년 63.4%로 그만큼 감소했다.
이와 함께 주목되는 것은 제사를 지키는 신자들의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87년 제사를 지낸다고 응답한 신자는 전체의 69.4%였으나 98년에는 가톨식이든 유교식이든 제사를 지낸다는 응답자가 91.2%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무종교인이나 타종교인간의 결혼에 대한 신자들의 태도도 관용적이고 개방적인 입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무종교인과의 결혼에 대해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87년 16.1%였으나 98년 7.2%로 크게 약화됐다. 조건부 허용은 87년 72.1%에서 98년 77.7%로 늘어났고 전적인 허용 역시 9.5%에서 13.4%로 증가했다. 타종교인과의 결혼에 대한 신자들의 입장도 비슷한 비율로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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