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제역' 대구.경북 예상 피해

경기도 파주에서 발생한 괴질이 구제역으로 공식 확인됨에 따라 국산 돼지고기의 해외 수출길이 막히고 소비 위축으로 가격하락이 예상되는 등 80년대 소값 파동이후 최악의 축산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은 아직 괴질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이미 그 피해는 현실화되고 있으며 경북의 경우 소, 돼지 사육두수에서 전국 1, 3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는 등 축산 웅도란 점에서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예상되는 피해=돼지 95만두를 사육하고 있는 경북은 올해 대일 돼지고기 수출목표만 1만1천t, 3천800만 달러. 이중 2월 현재 1천139t, 462만4천 달러를 수출, 목표 대비 10%가량의 성과를 이루고 있다. 결국 나머지 1만t, 3천300여만달러는 구제역으로 수출길이 차단됐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지역 대일 돼지고기 수출업체인 대구 축협, 김천 롯데 햄, 고령 축협, 영주 소백산 포크 등 대형업체는 물론 포항 대양실업, 고령 거인식품 등이 심대한 타격을 받고 수출양돈가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중소 수출업체가 도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돈다. 한편 소의 경우는 수출과는 거의 무관하다.

돼지고기의 대일 수출 중단은 국내물량 적체→국내 가격 하락→양돈농가 사육두수 감축 및 양돈업 포기 속출→사료, 동물약품, 축산기자재, 유통업계 위축 등 관련산업에 연쇄적 충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돼지고기 공급량은 모두 70만1천365t으로 내수가 62만1천t(89%), 수출이 8만265t(11%)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거의 대다수라 할 95%가 일본에 집중된 수출로 3억4천700만 달러에 달한다.

◇수출재개 전망=국제수역사무국(OIE)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국가가 청정상태로 환원됐음을 인정받기 위해선 마지막 예방접종 가축까지 모두 도축한 뒤 3개월이 지나야 한다. 구제역 발생시 도살처분 실시와 혈청 검사등의 조치만을 취한 경우는 최종 발생후 3개월만 지나면 되지만 우리는 파주 전염병 발생후 도살처분 실시, 혈청검사뿐 아니라 긴급예방접종까지 실시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예방 접종을 받은 가축을 도축한 뒤 3개월 동안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비발생국 인정 요건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비발생국으로 인정받더라도 수출대상국이 안정성을 계속 의심, 수입을 거부하면 어쩔 수 없다는 점에서 짧아도 내년, 길게는 4~5년 뒤라야 수출재개가 가능할 수도 있다.

◇정부와 경북도 대책=정부는 돼지고기가 수출량(8만여t)보다 수입량(14만2천t)이 훨씬 많아 수입 돼지고기 소비량을 국내산 돼지고기로 대체하는 정책을 활용키로 했다. 또 예방접종을 받은 가축들이 시중에서 유통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축산농민들이 원할 경우 전량 정부에서 수매해 비축물량으로 유지키로 했다. 또 구제역 예방을 위해 영국 퍼브라이트 연구소로 부터 200만마리 분의 예방백신을 긴급 도입키로 하는 한편 구제역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과 홍수출하 자제를 적극 홍보했다.

아직 구제역 관련 질병들에 '청정'을 유지중인 경북도는 경기도 파주 지역에서 의사 구제역이 발생한 지난달 27일부터 차단 및 예방활동에 들어간 기왕의 조치를 더욱 보강키로 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경찰청과 협조중인 경기도 차량은 물론 유사질환이 발병한 충청도 차량의 역내 진입에 대한 검문.검색을 추가하는 한편 도내 32개 가축시장 중 실제 거래가 일어나는 25개 가축시장을 잠정 폐쇄하는 조치를 검토키로 했다.

경북도는 또 수출물량이 내수용으로 풀림에 따라 가격 폭락 등이 예상되는 것과 관련, 소비 촉진을 유도해 도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를 자급자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또 3일부터 직원 12명을 동원, 울릉을 제외한 22개 시.군에 방역 점검에 나서기로 하는 한편 4천500ℓ(3천만원)에 달하는 1차 소독약 배부에 이어 추가 소독비용 마련을 위해 이미 국고로 편성돼 내려 온 가축 방역비를 전용토록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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