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이버 스타 조PD의 창조성

지난 98년 가을 국내 가요계에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다. 한 신인가수의 노래를 네티즌들이 1주일 사이에 인터넷으로 2만여회나 내려받으면서 '조PD'라는 신인가수가 순식간에 '사이버 스타'로 발돋움한 것.

조PD는 그보다 10년쯤전 '우상'으로 등장했던 서태지와 비슷한 면이 많다. 컴퓨터를 이용하고 음반 전체를 거의 혼자 힘으로 만들었다는 것과 기성세대를 비판하는 내용의 직설적인 가사가 그것이다.

반면 차이점도 있다. 서태지가 TV등 매체나 음반제작사의 힘을 일부 빌려 성공했다면 조PD는 MP3 파일을 사이버공간에 올려놓기만 함으로써 인정을 받았다.

N세대를 이전 세대와 구분하게 만드는 주요한 특성은 새로운 정보통신문화의 등장과 확산이다. 인터넷과 PC통신이라는 사이버공간이 이들의 새로운 활동공간이자 삶의 기반이다. 이들은 또 사이버공간 문화의 소비자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의 창조자로 적극 참여한다.

그러나 N세대의 '문화창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기술적 기반이 갖춰지면서 문화가 '생산'되기보다 '복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소년들이 다양하고 깊이있는 경험을 쌓아 진정한 '문화 창조자'가 되길 바란다. N세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마니아 집단화'는 자기들만의 좁은 공간에 갇혀 폐쇄적이기 쉽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가질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좁은 우물을 깊게 파 프로의 경지에 이른 아마추어를 뜻하는 '오타쿠'들이 일본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세계로 뻗어나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링'의 작가 스즈키 코지의 지적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김경민(대구YMCA 시민사업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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