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4일 평양에서 개막된 최고인민회의 제10기 3차회의에서 2000년 예산으로 총 204억532만원(93억6천만달러, 1달러=2.18원)을 책정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예산총액 203억8천만원(93억9천만 달러, 99년 평균환율 1달러 2.17원)보다는 0.1% 정도 샹향조정된 것으로 사실상 거의 비슷한 규모이다. 북한의 2000년도 예산규모가 1999년도 예산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은 북한경제가 일단 지난해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에서는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북한경제는 90년대 들어 지난 98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 왔다. 특히 사회주의권 붕괴의 영향과 김일성 주석 사후 '100년만의 대홍수'라는 수해와 가뭄 등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경제가 급격히 악화돼 주민들이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지경에이르렀고 일각에서는 체제 붕괴까지 운위되는 등 심각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0기 2차회의에서 1998년 집행예산 규모를 200억1천521만원(90억978만달러)으로 발표했는데 이는 94년의 절반에 채 못미치는 수준(48.3%)이었다.
결국 북한의 2000년 예산총액이 적자예산이 아닌,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편성됐다는 것은 북한경제가 오랜 침체를 딛고 일단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통일부는 올해 초 내놓은 '2000년 북한경제정책 방향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99년 북한은 농수산업 및 건설부문의 성과에 힘입어 9년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소폭 플러스 성장으로 반전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담당 특사도 지난해 5월 한 세미나에서 "북한 경제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북한 자체의 평가도 대체로 이와 일치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엔 총회에 참석한 백남순 외무상은 각국 외무장관들과의 연쇄회동에서 "우리의 경제가 올해부터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주장했으며, 지난해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 제8차 총회에 얼굴을 내민 김광섭 오스트리아주재 북한대사도 북한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경제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곧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산업부문이 아직은 연관효과가 적은 부문인데다 산업구조의 불균형 등 경제회생의 발목을 잡는 암초가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어렵게 맞은 회생의 기틀을 어떻게 지속적인 성장세로 이어갈지 자못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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