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대쪽 상가도 위협○…7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오후 3시를 넘어서면서 경포대쪽 상가와 주택 등을 위협했다.
불이 번져올 기세를 보이자 소방대원과 공무원, 군인, 전경 등 500여명이 산과 인접한 민가, 상가, 여관 등에 물을 뿌리며 불길을 차단했다.
강풍으로 이륙하지 못했던 산림청 헬기들도 오후 5시께부터 본격적으로 진화작업에 투입돼 큰 불길을 잡았다.
이날 경포대 일대에는 희뿌옇고 매케한 연기가 온종일 뒤덮여 한때 해안도로가 차단되기도 했다.
면사무소 상황실 북새통
○…96년 산불이 죽왕면 삼포 1리에 집중적인 피해를 안겨준 데 이어 이번 산불이 삼포 2리를 쑥대밭으로 만들자 삼포리 주민들은 너나 없이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한 주민은 "지난번 악몽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게 무슨 변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하면서 "민심이 흉흉해져 굿이라도 해야겠다"고 한숨지었다.
○…96년에 이어 다시 상황실이 설치된 고성군 죽왕면사무소는 하루 종일 드나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면사무소 직원은 "96년 산불 당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또 다시 산불상황실 근무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하루 빨리 불길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화작업 역부족
○…전통 한과로 유명한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일대는 7일 오후 1시 30분께 세찬 바람 때문에 순식간에 옮겨붙은 산불로 마을 전체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마을전체가 매케한 연기에 휩싸이고 날아 다니는 불씨를 잡기 위해 주민과 공무원 등이 애를 썼지만 불길을 몰고가는 초속 25m의 거센 바람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불로 살던 집이 전소됐다는 판교 1리 김병도(63)씨는 "'어, 어'하는 사이 불이 옮겨 붙어 손 쓸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목조 가옥이 폭격을 맞은 듯 잿더미가 돼 버렸다"며 허탈한 표정이었다.
양곡보관창고 무사
○…화마가 덮친 강원도 고성군 운봉마을은 포격을 당한 듯 폐허로 변해 있었다.밤새 불을 끄느라고 기진맥진해진 이 마을 주민들에게는 산림 3천800ha가 순식간에 불에 탔던 4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운봉산에서 마을로 옮겨 붙은 산불은 김영진(64)씨의 축사에서 4년생 암소와 5개월 된 송아지를 시커멓게 태운 뒤 삼포쪽으로 번져갔다.
건장한 청년이 서있지도 못할 만큼 강하게 부는 바람을 타고 산불은 날개를 단 듯 순식간에 마을을 덮쳤고 소방차는 미처 마을까지 오지도 못했다.
김씨는 "고무통에 물을 받아 놨었지만 한번 뿌려보지도 못하고 집을 빠져 나와야 했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화마는 모내기용 볍씨와 비료, 경운기, 트랙터 등도 집어 삼켜 주민들의 시름을 더했다.
주민들은 쌀 수백가마가 보관돼 있던 창고에 불이 붙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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