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1492년)한후 이곳에 진출한 유럽인들로부터 인간보다는 괴물로 취급당한 원주민, 인디언. 무자비한 학살에다 뿌리박고 살았던 고향땅에서 내몰리는 한과 서러움에 눈물을 뿌린 세월이 지금까지 이어진다. 찬란한 잉카와 마야문명이 사라진 사실에서도 이것은 엿볼 수 있다.
남미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500년전 스페인의 정복전쟁이 시작되면서 남미의 원주민들은 철저하게 권력과 성장의 혜택에서 배제돼 왔다. 남미의 젖줄 아마존강 유역에서 대대로 살아온 브라질 인디언들이 96년부터 펴온 정부의 자원개발 정책에 밀려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는 수난도 당하고 있다.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브라질 인디언 180개 부족 30여만명은 개발업자와 치열한 '영유권 분쟁'으로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을 지경이다. 이 분쟁으로 123명의 인디언이 숨졌다고 한다.
9일 치러지는 페루대통령 선거에서는 독립(1821년)이래 처음으로 '원주민의 아들'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변화가 엿보인다. 지금까지의 판세는 일본인 2세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현 대통령과 원주민 혼혈인 알레한드로 톨레도 후보간의 대결이다. 9명의 후보가 나선 이번 선거는 한달전까지만해도 10% 정도의 지지도를 보였던 톨레도의 급부상으로 양자쟁패 구도로 압축된 상태다. 9일 투표에서 누구도 과반수를 넘지 못하면 결선투표가 치러지는데 그럴경우 톨레도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예상이어서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톨레도는 자수성가한 빈민층 출신. 16남매라는 가족 구성원.구두닦이 생활 등을 많은 페루인들은 자신들과 닮은 꼴로 여겨 자연스럽게 지도자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안데스 산맥 등에 퍼져 있는 800여만명의 인디언들은 혁명적 변화에, 권력장악 최초 가능성인물로 톨레도를 밀고 있다. 과연 이런 변화가 가능할까, 판가름은 9일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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