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란 공동체의 소망을 정서적으로 표현하고 그렇게 표현된 세계를 몸으로 경험해보는 행위다. 총선 역시 투표라는 행위 자체는 현실적이고 또 정치적인 행위라 할지라도 선거의 과정만큼은 다분히 축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은 지역주민의 소망에 대해 자신이 실천하려는 내용을 인상적으로, 또 매력적인 방법으로 제시 또는 표현해야 할 것이고, 유권자들 역시 자신들이 소망하는 바를 드러내야 한다. 지역 사회의 청사진을 조금 더 명확히 하는 기회로 삼고, 어떤 인물이 그 대변자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캐릭터를 그려내야 한다.
그 준비의 대부분은 선거기간 이전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되었어야 하는 것일 게다. 선거에 돌입하면 논리 보다는 이미지가 우선한다. 선거 포스터와 홍보차량의 디자인, 그 차를 타고 유권자의 주목을 받고자하는 운동원들의 퍼포먼스와 로고송 등에서 우리의 대변자가 될 사람의 표현문화가 드러난다. 가히 이미지 전쟁이다. 여기서 기존 정치권에 대해 식상해 있는 우리는 그 천편일률의 표현문화를 보고 다시 한 번 절망한다.
우선, 그들은 너무 무겁다. 텔레비전 연설회에 나온 후보자들의 표정과 복장을, '바꿔'를 외치는 어느 가수의 복장과 몸짓에 비교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것일까. 우리 사회의 문화적 환경은 새털과 같은 가벼움과 자유로움을 향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환상들을 쏟아 내고 있건만 후보자들의 모습은 자신의 신념에 대한 열정과 믿음을 지닌 사람으로 보이기 보다는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해 보인다.
축제는 환상을 즐기는 시간이다. 우리를 감동시키는 환상을 제공하는 후보자는 어디에 있을까. 선거법의 한계와 재정적인 한계 그 안에서 절묘한 자기 표현을 보여주는 이가 어쩌면 정치라는 온갖 권모술수와 비상식의 틈새로 새로운 빛과 싹을 보여줄 신 정치인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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