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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주식전망만 믿었는데…"

"귀신도 맞추기 힘든 게 주가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한 것 아닙니까"지난 6일 거래소 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804.35포인트. 올들어 최저치였던 2월 28일의 819.01포인트를 다시 깨뜨리고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4일의 주가지수 1059.04포인트 보단 무려 254.69포인트(24%)가 폭락한 것. 7일 주가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밑바닥을 헤매고 있다.

코스닥 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폭락했다. 지난 1월 4일 코스닥 지수는 266.00포인트였으나 6일엔 191.31포인트로 급락했다. 74.69포인트(28%)가 떨어졌다.

주식시장이 연초 이후 폭락장세를 연출함에 따라 투신, 증권사를 향해 투자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투신, 증권사,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앞다퉈 올해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이들의 장밋빛 증시 전망만을 철석같이 믿고 주식시장에 뛰어든 투자자 대부분이 보유주식이 반토막나는 등 큰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한국투신은 지난해 12월 '2000년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올해 1∼3월 중 주가가 950∼1250포인트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 예상수치는 접어 두더라도 최저 예상치보다 실제 주가가 100포인트 가량 낮은 상황. 주가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한투신도 지난해 12월 주가지수가 올해 1분기 중 950선까지 내려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역시 100포인트 가량 주가 예측이 빗나간 셈. 업종별로는 정보통신, 기술 관련주가 시장 선도주로서 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이들 종목이 하락장세를 선도하는 '악역'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한 일간지가 국내의 내로라 하는 증시전문가 15명을 상대로 한 앙케이트에서도 대부분 전문가가 4월 총선 전까지 주식시장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올들어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이긴 커녕 바닥을 알 수 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또 정보통신, 인터넷, 은행, 증권주를 주도업종으로 꼽았지만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률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컸다.

국내외 증권사 역시 올해 주가지수가 1100∼140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고 앞다퉈 예측했다. 기업들의 수익성 호전, 인터넷과 정보통신 산업 발달, 세계 증시의 동반 상승, 유상증자 물량 감소에 따른 수급 호전 등을 호재로 꼽았다. 하지만 호재 가운데 대부분이 실현됐지만 주가지수는 연중 최저치에 머물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엔 항상 긍정, 부정적 요인이 혼재하고 있다"며 "부정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 주가예측이 다소 빗나갔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일부 국내외 증권사 등은 올 연말까지 주가지수가 1400∼15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의 예측이 맞을 지 여부는 '그 때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투신, 증권사,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에 솔깃해 주식을 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진리'를 곱씹어야 할 때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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