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인이 본 김국방위원장

오는 6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마주앉게 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어떤 자질을 갖추고 남한에 대해서는 어떤 시각을 가진 지도자일까?

94년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사망 이후 북한의 최고 권좌에 오른 때부터 지금까지 그를 면담한 국내인사들의 평가를 잣대로 미뤄보면 그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먼저 가장 가까운 시점인 지난해 10월 1일, 김 위원장은 방북한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 정몽헌(鄭夢憲) 현대 회장과 가진 함남 흥남의 오찬석상에서 "남한의 경제성장은 새마을운동과 88올림픽 덕택"이라며 "영화를 통해 서울을 많이 봤는데 일본 도쿄(東京)보다 훌륭한, 세계적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남한 건설업체들의 시공능력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왜 무너졌는지 궁금하다"고 묻는 등 남한의 모습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98년 11월 정 명예회장의 숙소였던 백화원 초대소를 직접 찾아 명예회장 일행과 자리를 함께 했다. 당시 정 명예회장은 "나이가 어린 사람이 예의를 갖춰 깍듯이 대해줘 고마웠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인상을 소개했다.정 명예회장은 또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 "아주 건강하고 활달해 보였다"며 언어표현에 대해서도 "말을 확실히 잘하더라"고 전해 건강에는 이상이 없음을 간접시사하기도 했다.

김일성 조문차 지난 94년 7월 20일 방북, 김 위원장과 만났던 박보희(朴普熙) 당시 세계일보 사장은 "김정일은 (김 주석의 사망으로 좌절된) 북남 정상회담을 원래대로 계속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에 따르면, 김정일은 특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아버지(김일성)의 유지를 받들어 잘해나가야 한다. 준비야 그동안 상의가 다 된 것이니만큼 날짜만 잡으면 될 것 아니냐"며 확실한 태도와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박 사장은 "악수를 나눌 때 손이 매우 뜨겁고 힘이 강했으며 목소리도 우렁찬점으로 미뤄 (김정일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박경윤(朴敬允) 금강산국제그룹 회장도 90년대 들어 김 위원장과 3번 만난 뒤 그에 대해 "자란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가 되지 않겠나. 열정적이고 직설적인 성격이다. 개인적인 평가는 (김 주석 생존당시) '제2인자를 오래할 수 있는 사람은 일단 현명한 사람'이라는 말로 대신하겠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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