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경협 전망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더딘 속도로 진행돼 온 남북간 경제협력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장기적 안목에서 북한투자와 교역사업을 진행, 교두보 확보에 주력해 온 민간업체들은 지금까지 기대만 무성하던 '북한 특수'가 본격적으로 불붙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현대와 삼성, LG 등 관광.전자.경공업.농수산업 등의 분야에서 경협사업을 진행해 온 대기업들은 대북사업 주도권 확보에 부심하고 있으며 중견기업들은 국내의 고임금과 입지.물류난으로 한계에 봉착한 업종에서 북한과의 보완적 협력으로 제2의 경공업 수출 르네상스를 구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6월 정상회담까지의 준비협상과 이후 후속협상 등에서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공공.SOC(사회간접시설)부문에서의 협력과 투자지원 패키지 등을 통해 건설.서비스 부문의 특수도 기대된다.

기업 차원에서 최우선적으로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는 남북간 상호 보완적 요소를 십분 활용한 경제협력의 활성화다. 남한의 기술 및 자본, 북한의 유휴인력과 낮은 임금, 공단입지 등을 묶은 협력사업은 경공업 분야는 물론 일부 첨단 업종에서도기대 이상의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북한측과 계약을 맺고 TV 수상기와 전화기, 카세트 등 임가공 사업을 착수했다. 다음달중에는 경협사업의 성과물인 북한산 TV 수상기가 반입될 예정이다. 삼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에는 베이징에서 북측과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센터 개소식을 갖는 등 첨단분야로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현대는 평양 인근에 연산 2만대 규모의 컴퓨터 생산설비와 190만달러 규모의 지붕재 생산설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북한측과 합의한 상태며 북한내 인터넷 사업, 통신사업, 제3국 해외건설시장 공동 진출에도 희망을 걸고 있다. 지난 98년 이후 21만명이 다녀온 금강산 관광에 더해 백두산.묘향산 등으로 관광사업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의 경우 LG전자가 지난 96년 경협사업 승인을 받고 북한내 TV 합영공장을 통해 국내로 TV 수상기를 반입한 바 있으며 LG화학은 각종 건설자재 및 생활용품 생산사업을,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이동통신 및 전자교환기 조립사업 등의 경협을 추진중이다.

중소기업협동중앙회 차원에서는 지난 98년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측에 160여개 경협 사업을 제안한 바 있으며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경협에 본격적인 물꼬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가공 또는 제조업체의 투자사업을 통한 경협 활성화의 또다른 전제는 북한내 도로, 항만 등 인프라의 구축이다. 이는 민간차원에서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해외자본 또는 정치적 고려에 의한 지원으로 물꼬를 트게 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른 대규모 건설 사업은 건설업체들의 군침을 흘리게 하는 '북한 특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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