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날개 부러진 비한나라 중진

차기 대권도전을 선언한 민국당 이수성 상임고문, 자민련 박철언 부총재는 물론 당권도전 의사를 밝힌 민주당 김중권 전 청와대비서실장, 중진급인 민주당 권정달 , 민국당 허화평, 자민련 이정무 후보 등은 두터운 한나라당 정서에 줄줄이 '추풍낙엽' 신세였다. 김중권 전실장이 한나라당 김광원 후보와 재검표까지 하는 등 막판까지 피를 말리는 접전을 펼쳤지만 분루를 삼켜야 했다.

지역 중진인사들이 이번 총선에서 대거 낙선의 고배를 마시는 바람에 지역정치권은 적잖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실장은 내리 세번째 울진에서 낙선한데다 영남권 교두보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정치적 재기 여부마저 불투명해졌다. 김 전실장은 국회입성을 통한 정치적 꿈은 접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여전히 김대중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정부 고위직 진출을 통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할 것 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대권도전론을 전면에 내세웠던 이수성 후보는 서울대 제자인 한나라당 이인기 당선자에게 덜미가 잡히는 바람에 대권도전은 고사하고 정치권에 재진입하는 것부터 어려워졌다. 이 후보는 "차기 대통령은 덕과 사랑, 겸손의 미덕을 갖춘 사람이 반드시 돼야 한다"며 담담하게 차기대통령론을 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한 첫 검증결과 이제까지의 그의 위상이 거품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있다.

박철언 부총재는 자신의 정치역정 중 슬롯머신사건 이후 최대위기에 봉착했다. 그는 "대구시민의 뜻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당분간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쉬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며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일단 총선후 정국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정무 의원은 "극심한 지역구도속에서도 성원해 준 지역민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앞으로 정파를 초월해 어느 자리에 있든지 간에 대구와 국가를 위해 일을 하겠다"며 재기를 모색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압도하는 분위기속에서도 자민련을 탈당하지 않은 뚝심때문에 두번 죽지않은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았다.

지난 15대총선에서 옥중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줬던 허화평 최고위원도 민국당 간판으로 한나라당 정서를 정면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지역개발론과 관록을 내세웠던 민주당 권정달 지도위원도 분전했지만 한나라당 권오을 후보에게 완패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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