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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미워요" 뇌질환 양방병원 환자 발길 '뚝'

"허준이 미워요"TV드라마 '허준'이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신경과·재활의학과 등 양방의 뇌질환 관련 병·의원들이 '허준신드롬'으로 울상이다. '중풍치료는 한방'이라는 믿음이 아직 뿌리 깊은 데다 침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드라마 속 허준의 수준높은 의술이 뇌졸중 환자들의 발길을 한방으로 돌리게 하고 있기 때문.

지난해 이때쯤만 해도 복도까지 뇌졸중 재활치료 환자로 넘쳐났던 모종합병원 재활의학과 경우, 올해는 기다리는 환자를 찾아 볼 수가 없다. 30명에 이르던 입원환자 수도 11명으로 뚝 떨어졌다. 병원 관계자는 "의술의 발달로 재활치료를 받으려는 뇌졸중 환자가 많이 늘어났었는데, 드라마 방송 이후 한방 선호 경향이 다시 살아난 것 같다"고 했다.

그 반대로 허준 특수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지만 한방쪽 병·의원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 드라마 주인공의 의술과 지금 만나는 한의사의 실력을 비교해 항의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 "허준은 한번 침을 놔 난치병까지 척척 치료하는데 당신은 왜 못그러느냐" "허준은 돈도 받지 않고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보는데, 요즘 한의사들은 돈만 밝히는 것 같다"는 등이 그것. 대구시 중구 ㄷ한의원 이모(35) 원장은 "드라마 속 이야기와 현실을 혼동하는 사람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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