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교생 버스 등.하교 진땀

정부가 지난해 농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적극 나선 후 1년이 넘도록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못해 학생들의 통학 불편, 폐교 방치 등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수가 절대 부족해 통폐합이 필요한데도 주민 반대나 지역간 의견 조율 실패 등으로 대책 없이 미뤄져 학생과 교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지난 82년 이래 계속돼왔으나 지난해 정부가 적극성을 띠면서 경북에서만 무려 78개교가 통폐합됐으며 올해 26개교등2년새 104개교가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통폐합된 지역 학생들 상당수가 통학버스 이용에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어 복식수업, 소규모 시설 등에 따른 학습 결손을 줄인다는 통폐합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의성, 봉화, 영덕 등지의 학생들은 대부분 한번 뿐인 등교버스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기다렸다가 30~40분씩 걸려 학교에 가느라 진땀을 뺀다는 것. 하교버스도 한두차례 운행에 그치는데다 저학년의 경우 고학년 하교시간에 맞추느라 매일 1, 2시간씩 학교에서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마을 진입로가 좁은 의성군 봉양면 등 일부 지역의 경우 통학버스를 타기 위해 10~20분씩 걷거나 자전거,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형편이다.

폐교 건물과 운동장도 재활용이 되지 않은 채 방치돼 비행청소년들의 탈선장소나 흉물이 된 곳이 적지 않아 농촌지역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활용되는 경우에도 교육시설이나 주민 편의.복지시설은 거의 없고 개인에게 임대.매각되는 실정이어서 "학교 설립 당시 주민들이 기탁한 땅이 많으므로 공익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는 비판이 높다.

반면 학생수가 급감해 통폐합이 필요한 지역인데도 주민반대에 부딪히거나 어느 학교로 통합할 것이냐를 두고 지역간 의견조정이 되지 않아 무작정 미뤄지는 곳도 상당수다.

경북의 한 분교 교사는 "학생 10명 남짓에 교사 2명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문제가 적지 않다"면서 "통합대상이나 통합 후 통학, 수업, 폐교활용 등에 대한 주민들의 걱정이 커 보다 철저한 대책을 세운 뒤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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