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아 증시 엇갈리는 전망

아시아 증시가 미국 움직임에 완전히 휘청거렸다. 우려했던 블랙먼데이가 정작 미국 자체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세계 3대 증시 중 하나라는 일본 도쿄증시 조차 미리 질려버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미국의 첨단주 경제, 흔히 신경제라고 부르는 것이 세계 경제를 망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있는 중이어서, 아시아 경제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긴장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관해서는 여전히 서로다른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낙관적인 것으로, 아시아는 미국 증시 폭락 사태에 대해 초기에만 공황현상을 보일뿐 결국은 잘 견뎌낼 것이라는 기대가 그것이다. 투자 연구 회사 '아이디어 글로벌 닷컴' 수석 경제분석가는 아시아 성장 과정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 지금은 회복 기조가 정착된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고 싱가포르발 AFP통신이 전했다. 다른 여러 분석가도 아시아 시장이 미국 월스트리트의 등락에 따라 함께 들썩거리기는 하겠지만, 미국의 효과적 대응 등에 힘입어 별탈은 없을 것으로 봤다. "하락세가 곧 홍콩·말레이시아·한국에서의 주식 매입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라고까지 말할 정도.홍콩의 재무장관(재정사)도 17일의 폭락사태를 가볍게 평가했다. "시장은 자체의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므로 걱정할 일이 아니다"며 파국설을 일축한 것. 또다른 분석가들도 미국의 폭락 같은 외부 요인이 미치는 파급 효과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나쁜 전망 역시 만만찮다. 미국이 인플레를 우려해 금리를 무리하게 올린다면, 아시아 증시가 어려움을 계속 겪으리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물가의 대폭 상승으로 예상 보다 더 급격히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월가 주가 약세가 고착화되고, 미국 FRB가 긴축기조를 계속할 경우 아시아 경제는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한 펀드 매니저는 분석했다. 한 분석가는 미국의 성장세 둔화가 수출이 주도하는 아시아 지역의 성장을 저해할 것임이 명백하다고도 전망했다.

HSB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수출이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 증시 폭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9개월 뒤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분석가는 "미국 소비자들이 아시아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수출의 급격한 감소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체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자체의 증시에 대해서는 "지난주 폭락세가 거품을 걷어내는 역할을 함으로써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제시되고 있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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