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 주식이 폭락했을 때, 비싼 과외를 시켰는데도 아이의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꽉 막힌 도로에서 차안에 갇혔을 때, 애써 만든 서류가 퇴짜를 맞고 직장 상사의 꾸중을 들었을 때… 우리의 일상은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일들로 가득차 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는 상태, 즉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화나 신경질을 내게 된다.
▲화는 풀어야 한다
신경질 잘 내는 사람을 보고 '히스테리가 있다'거나 신경이 날카롭다고 말한다. 정신과 용어로 바꾸면 '신경증' 즉 노이로제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화를 참기만하고 신경질 낼 것을 못내면 홧병을 얻게 된다. 물론 화를 내고나면 '괜히 화를 냈다'는 후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속이 시원하다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화를 참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화를 내면 몸이 변한다
화나 신경질을 낸다는 것은 스트레스 즉 고무줄이 팽팽히 당겨져 있는 것과 같은 정신적 긴장 상태에 있다는 것의 표현이다. 이같이 스트레스 받아 화를 내게 되면 우리 몸에서도 자율신경계와 면역기능에 변화가 일어난다.
호르몬이 분비되고 특히 아드레날린 분비가 촉진돼 몸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태세가 된다. 눈동자는 커지고 숨은 가빠진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은 오르고 입은 마르게 된다. 내장기관과 근육이 긴장해 몸은 뻣뻣해진다. 저장돼 있던 당과 지방도 응급으로 방출돼 혈당량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간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나면 이러한 변화도 정상을 회복한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 몸은 지치고, 세포 및 체액 면역기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면역기능이 떨어져 병이 생기게 된다. 본태성 고혈압, 소화성 궤양, 대장염, 긴장성 두통, 관절염,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 천식, 신경성 피부염 등이 그런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불안하고 초조해지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기억력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이 약한 사람은 술이나 약, 때로는 먹는 것에 의존하기도 한다. 그 결과가 알코올중독이나 약물중독, 비만 같은 것이다.
▲화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화는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한 과정이다. 때문에 화나 신경질을 낸 뒤엔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발산돼 카타르시스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화를 내고 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일 수도 있다. 화는 풀되 잘 풀어야 하는 것이다.
우선 화가 날 때는 그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으면 당장 따지듯 이야기 하는 것보다 나중에 차분히 설명하는 쪽이 유리하다. 화를 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면, 솔직히 반성할 줄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이 권장하는 정신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도 화를 다스리는 한 방법. 정신이 건강하면 스트레스도 덜 받고 화 낼 기회도 줄어들기 때문.
올해 우리 원로 정신과의사 100명의 추천을 받아 보건복지부가 제정한 '정신건강 10가지 수칙'을 기억해 둬 보자. △긍정적으로 세상을 본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반갑게 마음이 담긴 인사를 한다 △하루 세끼를 맛있게 천천히 먹는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누구라도 칭찬한다 △약속시간에 여유있게 미리 가서 기다린다 △일부러라도 웃는 표정을 짓는다 △원칙대로 정직하게 산다 △때로는 손해볼 줄도 알아야 한다.
이종균기자
도움말 강병조교수(경북대병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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