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318세대 인터넷문화 들여다보기

컴퓨터가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인터넷이 중고등학생들의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채팅과 e메일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됐고 틈만 나면 커뮤니티에 접속, 거리낌없이 자기의견을 올린다.

1318세대들의 인터넷 문화를 살짝 들여다본다.

대구 상업정보고 2학년인 배정일(18)군은 친구와 연락이 필요할 경우 전화를 거의 쓰지 않는다. 대신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친구에게 컴퓨터 접속을 요구, 인터넷 채팅 프로그램인 mIRC로 채팅과 자료를 주고받는다. 급하지 않으면 e메일을 남긴다. 배군에게 e메일과 인터넷 채팅은 전화보다 훨씬 익숙하다.

1318세대들은 멀티태스킹이 생활화됐다. 여러 개의 윈도 창을 띄워놓고 동시에 이 일들을 해낸다. MP3음악을 들으며 문서작성을 하고 다이얼패드로 공짜전화를 하면서 다른 친구와는 채팅을 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1천200~1천300곡 정도의 MP3곡을 다운받아 소장하고 있는 이모(대구 ㅇ중 3·16)군은 "컴퓨터 작업중에도 늘 음악을 듣기 때문에 MP3 무료사이트를 서핑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중 하나"라며 "듣고싶은 신곡이 있으면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다운받을 수도 있다. 직접 CD를 사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들 디지털 세대는 더 이상 숙제를 위해 도서관을 헤매지 않는다. 검색엔진을 이용, 클릭 몇번이면 자료가 쏟아져나오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자료를 복사하는 게 번거로울 따름이다. 아이두(www.idoo.net)의 숙제교환코너는 범생(?)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정보나눔터. '조선시대 농사과정을 월별로 갈켜줘요'(ID:김미화)라거나 '전자·통신 관련 숙제 언제든 문의하세요'(ID:장기자)라고 안내하기도 한다.

대구 영신중학교 3학년 이지명군은 "우리 반에서는 80%정도의 학생들이 인터넷을 활용하며 이중 절반은 거의 채팅을 즐긴다. 채팅을 한 후 만남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친구 사귀기도 좋다"고 말한다. DDR동호회 '펌프'의 회원인 이군은 수시로 펌프 홈페이지(www.andamiro.net)에 접속, DDR족보를 내려받아 그림파일로 보관한다. 오락실에 있는 거의 모든 음악의 족보를 가지고 있다.

뜻이 맞는 친구들과는 즉석에서 '커뮤니티'를 만든다. 지역적 한계가 없는 인터넷 특성으로 현실세계에서는 서로 만나지 않는다. 대신 인터넷 채팅, e메일로 자주 대화를 나눠 친구이상의 끈끈한 연대의식을 느낀다. 사회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배정일군은 "학교 친구들과도 인터넷으로 수시로 접촉하기 때문에 오히려 우정을 쌓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항변한다.-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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