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정상회담 첫 준비접촉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첫 준비접촉이 22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 측 구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됐다. 판문점에서 남북간 접촉이 이뤄진 것은 5년 9개월만이다이날 접촉에서 양 측은 과거의 회담이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본위적이었음을 반성하고 생산적으로 남은 대화를 풀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회담에 들어가기 전 대기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우리 측의 양영식 수석대표는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이 경제협력을 통해 공동번영해야 하며 도울 것은 돕는 그런 관계를 형성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이산가족문제가 최우선 과제이고 이는 북 측도 공감하는 사항"이라고 밝혀 경제협력과 이산가족 문제해결에 역점을 둘 것임은 분명히 했다.

북 측 김령성 수석대표도 대기실에서 "북과 남이 현안이 많은 만큼 이런 현안문제를 풀고 순조롭게 해결하자면 근본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북남정상간의 평양상봉과 최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수많은 현안을 풀고 조국통일을 이루는 획기적인 전기를 이루는 의지를 갖고 왔다"고 강조.

김 수석대표가 '정상간의 평양상봉'과 '최고위급 회담'을 분리해서 밝혀 우리 측 회담관계자는 북 측이 김 수석대표를 최고인민회의 직함으로 내세운 것과 관련, 주목하고있다.

김 대표는 이어 "''길동무가 좋으면 먼길도 가깝다'는 옛 속담이 생각난다"면서 "여러분을 보니 중대한 일을 수행하는데 좋은 길 동무가 되지 않겠나""또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해 회담전망을 밝게 했다.

◎…양 수석대표 등 남 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15분 회담장인 평화의 집에 도착. 입구에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역사적 회담의 길을 평탄하게 닦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짤막하게 언급.

양 수석대표 등 대표단은 평화의 집 도착 직후 회담장 옆에 있는 남 측 대표단 대기실로 직행. 양 차관은 20여분간 휴식후 대기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준비한 소감과 회담장에서 북 측 대표에게 건넬 인사말의 요지를 설명하기도.

양 수석대표는 "판문점은 긴장의 상징이 아니라 화해의 상징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내용을 기조발언에서 강조할 것임을 밝히기도.

◎…양 수석대표가 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날씨가 덥지도 쌀쌀하지도 않아 하늘도 이번 준비접촉을 축복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김 북 측 수석대표는 "어제 온 비는 곡우비로 농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새천년 첫 봄은 북한관계의 양천가절"이라고 화답.

◎…회담에 앞선 신임장 교환에서 남한 대표단은 박재규 통일부장관명의, 북한 대표단은 김용순 조선아시아 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신임장을 교환.

◎…짙은 검은 색 더블 재킷을 입은 북 측 김 수석대표는 자유의 집을 통해 평화의 집으로 이동하며 "쌀쌀한 날씨가 곧 풀어질 겁니다"라며 밝은 미소를 지었고 준비접촉이 몇차례나 진행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쌍방의 뜻이 모이면 곧타결되겠죠"라고 언급.

◎…회담이 진행되는 도중 북 측 수행원들은 회담장 옆에 딸린 북 측 대기실에서 분주히 회담진행상황을 점검. 6평규모의 북 대기실에는 북 측과 연결되는 직통전화가 2대 가설돼 있어 북 측 관계자들이 수시로 북 측과 통화.

◎…북 측 수행원인 이제상 아태참사는 우리 측 양 수석대표가 인사말을 통해"역지사지"란 4자성어를 언급하자 "양 차관이 작년 베이징에서 똑같은 말을 했다"며 파안대소.

이 참사는 "오늘 아침부터 평양에서 오느라 피곤했는데 대표 인사말을 들어보니 오늘 회담이 잘 될 것 같다"며 소감을 피력.

◎…회담장에 들어선 북 측 기자들은 남 측 수석대표의 이름을 묻는 등 남 측대표단에 관심을 나타냈으며 취재진이 얼마나 왔는지 등 이번 회담에 대한 우리 측의 취재열기에도 높은 관심을 표시.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인 박재규 통일부 장관은 22일 오전 7시 30분 남북회담사무국에 도착, 대표단과 다과를 나누며 준비접촉에 "여유있게 웃으면서 임해달라"고 당부.

박 장관은 대표단에게 "7천만 민족이 기도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 최선을 다해달라"며 "부드럽고 또 부드럽게 북한과의 대화에 임해달라"고 언급.

○…양 차관은 "북한측 김령성 단장은 남북회담에 깊이 관여해온 인물로, 91년기본합의서 체결에도 참여했다"며 "국민들의 후원과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

20여분간 진행된 회의에는 홍흥주 남북회담사무국 운영부장과 청와대 관계자 등 전략요원이 배석.

○…오전 8시 20여명의 우리측 대표단은 5분간의 포토세션뒤 7대의 차량에 분승했고, 1호 차에는 수석대표인 양 차관이, 2호 차에는 대표들인 손인교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장과 서영교 통일부 국장이 각각 탑승.

우리측 차량에는 '대한민국 정부'라고 표시된 정부기(旗)가 부착됐으며, 대표들은 왼쪽 가슴에 연락사무소 배지를 착용.

○…박 장관은 차량이 남북회담사무국을 떠날 때까지 우리측 대표단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어 준비접촉에 임하는 대표들을 격려.

판문점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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