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7대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선거가 21일 마침내 막을 내렸다. 선거때마다 말썽을 빚었던 상의회장 선거지만 올해는 특히 유난스러웠다.
회장 감투에 대해 집착하는 이들의 소리만 존재했고 외부 입김도 여전해 이번 선거는 승자도 패하고 패자도 패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선거를 지켜보는 입장에선 '지역 경제계의 수준이 이 정도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후보들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각축을 벌였던 예년과는 달리 두 명이 출마의사를 내비쳤다가 도중하차한 뒤 선거 하루전까지 누가 출마하는지 소문만 무성했을 정도다.
세 번째 상의회장에 도전한 한 후보는 회장선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임시의장 선거에서 지고도 불복, 좋은 모양새로 상의 회장을 추대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고 결국 회장 선거에서 패배를 재확인했다. 그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지방자치단체장의 '압력설'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숙지지 않고 있다.
또 한 명의 후보는 상의회장에 불출마하겠노라고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총선에서 낙선하자 자신의 말을 뒤집고 출마해 결코 자랑스럽지 않은 승리를 얻었다.
상의 관계자들은 상의 위상을 언급할 때마다 선진국 예를 들곤 한다. 미국 애틀란타 올림픽조직위원장이 상의 회장이었느니, 일본 총리가 지방 도시를 방문할 때 상의회장부터 만난다느니. 하지만 여기서 그들이 간과한 부분이 있다.
상의가 그토록 존중받는 이유는 '상의'라는 간판때문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상의의 권위는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대구상의 관계자들은 잊고 있는 듯하다. 만일 알았다면 자리 싸움에 급급해 누가 이기든 상의, 더 나아가 지역 경제계에 감정의 골만 깊게 새기는 추태는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
여하튼 선거는 '끝났다'. 같은 후보들이 세 번씩이나 회장 자리를 두고 경선을 벌여 한 편의 블랙코미디같았던 선거의 후유증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은 앞으로 상의가 제 역할을 해내는 것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승자가 좀더 양보해 세차례의 선거로 두 쪽 나버린 지역 경제계를 화합으로 이끄는 일이 시급하다.
앞으로 3년 동안 경제인뿐 아니라 대구시민 모두가 함께 지켜봐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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