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선 공산갤러리 기획전

'…저 사내는 어데서 왔느냐 저 사내는 어데서 왔느냐…' 알 듯 모를 듯한 시구, 다의적 해석이 가능한 모호성. 이상(李箱) 시(時)의 특징이다. 그는 '나는 나의 문자들을 가둬버렸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일탈을 추구한 그에 경도된 젊은 작가 이상선(31)씨는 이상과 정서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는 듯 하다.

22일부터 30일까지 공산갤러리(053-984-0289) 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는 그의 전시회는 이상을 텍스트로 성적 욕망과 소외를 통한 삶의 부조화를 표현하고 있다. '데드 마스크'에는 연인과 더불어 춤을 추면서 죽음의 이미지를 내비치는 한편 보색 대비로 더 두드러져 보이는 붉은 색면과 관음증을 상징하는 문과 통로 등이 묘사돼 있다.

평면작품 외에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라는 제목의 평면설치 작업도 선보인다·아파트의 형상을 재현, 각 방에 여체의 단면을 그려 넣은 작은 패널을 설치하고 좌우로 남녀의 실루엣을 배치함과 동시에 이 부분을 칼로 도려내 패널에 생긴 구멍과 이어지게 했다. 이 작업들은 직업상 여러 남자를 공유한, 기생 금홍을 아내로 둔 이상의 처지를 떠올리게 한다.

경주 출신의 작가 이씨는 서울산업대,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학원을 나와 서울에서 활동하고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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