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호강 지하송유관 기름 8천ℓ 유출

최근 금호강을 통과하는 지하 송유관의 기름 유출사건은 관리회사와 행정기관의 안이한 대응으로 대규모 토양오염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대한송유관공사 왜관저장소가 지난 2월18일 대구시 서구 비산7동 금호강에서 50m 떨어진 팔달교 밑 지하 4m에 매설된 직경 25cm 송유관 이음새에 금이 가 기름이 새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도 제때 기름 제거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송유관공사 왜관저장소는 당시 유출된 기름양을 소량으로 판단, 송유관 보강공사만 한 채 기름 제거작업을 뒤로 미루고 20여일동안 토양 오염 실태조사 명목으로 시간을 보내, 결과적으로 오염지역을 확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왜관저장소는 20여일 조사에서 기름유출량이 40개 드럼 분량의 8천ℓ에 이른 것을 확인, 부랴부랴 3월 7일 관할 서구청과 대구지방환경청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본격적인 제거작업을 펴, 같은 달 25일까지 모두 7천600ℓ 기름을 제거했다. 하지만 이미 기름은 광범위하게 지하 깊숙이 퍼진 뒤였다.

서구청도 50여일동안 공개하지 않고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다 26일 금호강에 기름띠가 생기는 등 하천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자 대구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유분검사를 의뢰하는 등 때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구지방환경관리청 관계자는 "유출된 기름을 신속히 제거하지 않아 지하 깊숙히 침투, 지하수를 타고 주변 지역을 광범위하게 오염시켜 사후 조치도 힘들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송유관은 미군 기지에 휘발유, 항공유, 백등유 등을 공급하는 것으로 지난해 10월 대한송유관공사가 국방부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다.

한편 대한송유관공사 왜관저장소는 오일펜스를 설치, 금호강으로의 기름 유출에 대비하는 하는 한편 5월 중순까지 매일 20ℓ의 기름 제거작업을 벌인 뒤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주변 토양 시료를 채취, 추가 오염지역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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