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일 두 감독 희비 교차

'네가 죽고 내가 살았다' 26일 밤 한일축구대결은 마흔다섯의 동갑인 허정무, 트루시에 두 나라 감독에게는 진퇴 여부가 걸린 운명의 일전.

사령탑간 사활이 걸린 라이벌전에서 '진돗개' 허정무 감독이 트루시에(프랑스)감독에게 치명타를 안기고 살아남았다.

한 번 미끄러지면 끝장인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판정승을 거둔 것.

반면 가뜩이나 일본축구협회와 사이가 틀어져 퇴진 압박을 받아온 트루시에로서는 다시 일어설 수 없는 KO패를 당했다.

허 감독은 우선 지난해 올림픽팀이 일본에 당한 2연패를 깨끗이 되갚고 일본 징크스를 털어냈다.

지도자로서 카리스마를 확립하는 동시에 주가를 한껏 끌어올려 툭하면 터져나오는 외국인 감독 영입론에 쐐기를 박는 데도 성공했다.

경기전까지만 해도 "이번에 일본에 또 지면 물러나야 한다"고 외쳤던 축구계에서는 벌써 허 감독이 2002년 월드컵까지 감독직을 맡아야한다는 섣부른 의견도 내놓고 있다.

허 감독과는 정반대로 트루시에 감독은 6월 재계약을 앞두고 한국에 패해 그에 대한 협회의 퇴진론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일본측은 한일전에 앞서 "이번 경기는 재계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지만 이런 발언은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루시에는 비록 선수 시절 빛을 보지 못했지만 아이보리코스트, 나이지리아, 남아공 대표팀을 맡으며 세계적 지도자로서의 명성을 쌓아올린 지장.

하지만 독선적 성격과 성적 부진으로 2002 월드컵 감독의 꿈을 접어야할 궁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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